활동가 일지

활동가 칠개월 - 빡빡하다

우엉군 2017. 6. 21. 16:34



많이도 빡빡하다. 생활도 시간도. 회사를 다닐 때에도 늘 빡빡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여기에서 그 시절을 바라보면 그 때는 참으로 여유로웠다. 


5월 첫 주 황금연휴의 어느 날, 아내와 마주 앉아 미래를 재설계했다. 3년 단기 자금 목표와 현재 자금 사정을 비교했다. 자영업자인 녀석은 들쑥날쑥하지만 상승곡선, 나는 이러니저러니 평평한 직선이다. (설마 하강하진 않겠지.. ㅠㅠ) 회사는 인센티브다 티켓이다 해서 중간중간 들어오는 재원들이 있었는데 활동가 삶에 그런 감사한 사건은 없다. 기대할 수도 없고. 절약하고만 살기엔 그런 인성을 갖추지 못하다 보니 중간중간 편의점에서 끼니를 해결해야 할 때도 적지 않다. 그런게 싫지는 않다. 다만 노력에 따른 수익의 증가분이 없다는 것이 아주 묘한 기분에 빠지게 한다. 무엇이 정상적인 마인드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그렇다고 시간이 내 편인 것만도 아니다. 직책이 있다보니 제한된 시간안에 마쳐야만 하고, 봐왔던 품질이 있으니 적당히 할 수도 없다. 야근을 하다보면 욱하기도 하고 욕이 튀어나오기도 한다. 그래도 도리가 없다. 스스로 벌인 일들이니. 그래서 스스로에게 데드라인을 정하고 달리고 있지만, 아빠의 마음가짐이 그래도 되나 싶기도 하다. 좀 더 제대로 일을 하려면 좀 더 제대로 된 파트너나 동료가 있어야 하는데 비영리 세계에서는 쉽지 않지 않다. 프로보노는 기대하지도 않는다. 예전에 해봤기 때문에 그것을 기대하고 일을 벌이는 것이 서로를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 너무나 잘 안다. 뭔가를 더 버려야 하는건가? 흐음


USAID와의 만남조차 없었다면 정말 고단했을 듯. 일 좀 덜하자... 놀자 힘껏 놀려고 왔는데 놀아야지. @,@ 우엉우엉




"인간은 시시해지면 끝장이야" - 꿈의 제인 (Jane,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