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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피어나는 소리
지난 일요일, 윗 동네 '환기미술관'에 다녀왔다. 한국 추상미술 대가이신 김환기 화백(Whanki Kim, 1913~1974)이야 익히 알고 있었지만, 지인들이 선생님의 작품은 환기미술관에서 보는게 제 맛이라고 세뇌를 시켜서 근 1년을 벼르다 가을 나들이를 청했다. 환기미술관은 형형색색의 단풍들로 둘러 쌓여 있었고, 곳곳에 꽃나무와 조소 작품들이 배치되어 마치 잘 정돈된 정원 같았다. 마치 프랑스의 유명 화가 미술관을 방문한 것처럼 입장료(1만원, 성인)가 전혀 아깝지 않았던 깊이 있는 시간이었다. 작품에 몰입할 수 있도록 설계된 우아하고 장엄한 미술관 실내 구조도 무척 인상적이었다. 훔치고 싶은 김환기 화백 작품과 글귀 일부를 추린다. 여담이지만 이미지를 모으는 과정에서 대표 작품들을 온라인에서 구할 ..
'마지막 안식처 (the final resting place)' 죽음이란 제게 늘 무겁고도 가까운 주제입니다. 제사를 모시는 장손에게 죽음이란 곧 '제사'였죠. 퇴근하자마자 제사 준비에 술상, 그리고 막차에 몸을 싣고 귀가하면 다음날 출근은 그야말로 악몽입니다. 최근 저는 제사를 괴물로 규정하게 됐습니다. 처음의 의미는 모두 사라지고 의식만 남아 뒤틀린 시공간에 남아있는 괴물.ㅎ 그래서 이 놈의 제사라는 것을 어떻게 해야할지 여름방학 숙제처럼 주머니 속에서 만지작 거리며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바라나시 Varanasi 그런 저에게 '이런 곳에서 인생의 마지막을 보내고 싶다' 생각했던 안식처가 두 곳 있었습니다. 하나는 인도 바라나시. 매일 밤 이어지는 가트의 장례의식, 다음 날이면 몸을 씻고 빨래 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