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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피어나는 소리
신카이 마코토 (Shinkai Makoto, 新海誠)는 시인이다. 그의 작품은 우리네 이야기를 하는 듯 하지만, 정작 특별한 시간을 이야기 하고 있다. 주인공들은 하나의 배경. 오히려 배경처럼 보이는 공간들이 시간의 주인처럼 사람들의 이야기를 바라본다. 그의 작품은 한 편의 시. 잘은 모르지만 모든 시는 어떤 사랑을 품고 있는 듯 하다. 은 구두공을 꿈꾸는 남학생과,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는 여선생의 이야기다. 부슬부슬 내리던 빗줄기가 폭우가 되어가는 시간 동안에 일어나는... 비는 그칠 듯 다시 내리고, 빗줄기는 세차게 부딪히며 산산히 부서져도 하염없이 쏟아진다. 우엉우엉 교복의 옷자락을 적시는 타인의 우산 누군가의 양복에 배어있는 나프탈렌 냄새 등으로 떠밀려오는 체온 얼굴로 세차게 부는 에어컨의 불..
오늘 같이 햇살이 흘러 넘치는 거리는 머리를 텅 비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그렇게 모든 게 하얗게 증발해버린 아스팔트 위를 걷다가 가로수 그늘을 만나면 마치 오아시스라도 발견한 듯 스르륵 빨려가버리고 만다. 오늘 을지로 기업은행 앞의 둥그런 가로수는 난생 처음보는 투명한 그림자를 품고 있었다. 투명하게 찰랑거리는 그림자는 마치 작은 호수 같았고 나는 그 그림자가 너무나 낯설어 몇 번이고 뒤돌아 봤다. 오늘같이 햇살 가득 눈부신 날을 닮은 애니메이션이 있다. 월트 디즈니의 . 7분이 채 안 되는 단편 애니메이션 은 인상적인 스토리는 없지만 흑백 애니메이션 답게 빛을 과감하게 사용해 로맨틱한 효과를 한껏 연출하는 작품이다. 빛은 인물 감정 묘사는 물론, 거리와 건물 사이를 오작교처럼 연결하며 둘 사이에 '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