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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까지의 세계/낯선 만남

2013 올해의 음반 - KODALINE 외

우엉군 2013. 12. 25. 20:01

 

돌아보면 올해는 대학시절 만큼이나 많은 음악을 들었던거 같다. 출퇴근 길은 물론, 사소한 개인 작업이나 오전 근무 때에도 집중하기 위해 귀에 이어폰을 꼽고 있었다.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는 음악을 만난다는 것은 좋은 친구나 책을 만나는 것 만큼이나 근사한 인연이다. 그래서 올해는 특별히 올해의 음반을 정리해 둔다.

 

 

#1. KODALINE <In a Perfect World>, Rock, 2013

 

올해 나의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음반은 아일랜드 락 밴드인 KODALINE. 교보문고 핫트랙에서 처음 만난 KODALINE의 <In a Perfect World>는 음색 특유의 탁 트인 시원함과 밤거리를 휘젖고 다니는 듯한 사운드와 가사로 산만한 정신을 맑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특히 좋았던 곡은 All I Want, The Answer. 가사를 하나하나 음미해 보면 특히 좋다. 가사를 읽고 뮤직비디오를 보면 이들의 범접할 수 없는 세계관에 충격을 받을지도.

 

 

 

All I Want

 

The Answer

 

 

 

#2. Swan Dive <Words You Whisper>, Bossa Nova, 2001

 

친구의 소개로 알게 된 Swan Dive의 <Words You Whisper>. 보사노바를 듣고 싶어했던 내게 뭉탱이로 날아든 앨범들 중 하나였다. 무슨 음악이 좋을지 답이 없을 때의 만능 음악이자 눈 앞의 순간에 집중하고 몰입해야 할 때 중얼거리는 주문 같은 신비한 음반이었다. 세련됐으면서도 가볍고 경쾌하다. 친근하면서도 사라질 듯 아스라한 느낌이 몽롱하기도 하다. 그래서 혹자는 주말 햇살과 바람을 맞으며 드라이브하는 음악이라고도 표현한다. Agust in Rome, Safe and Sound, Saturday Sunday Monday, Words You Whisper, Mermaids 등 거의 모든 곡이 좋다. 가능하다면 그들의 모든 음반을 찾아 들어보고 싶다.

 

 

 

Saturday, Sunday, Monday

 

Safe and Sound

 

 

 

#3. Saltacello <On the Way>, Classical Jazz, 2000

 

독일 클래시컬 재즈 앙상블 Saltacello의 <On the Way>는 팀장님을 통해 만났다. 워낙 첼로 소리를 좋아해서 첼로 연주곡인가 하고 들었는데 그것만이 아니었다. 가장 좋아하는 연주곡은 'Pt. 1: Song of the Moon'.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이 곡을 들을 때마다 모로코의 밤 바다 정경이 펼쳐진다. 모로코는 가본 적도 없지만 이 곡은 지중해, 중동, 북아프리카, 밤바다 등을 연상시킨다. 서사시와 같은 웅장한 플롯을 가지고 있어 처음 들었을 땐 나도 모르게 울컥 했던 기억이 난다. 이 곡을 함께 들은 친구는 담배를 피우다 눈이 촉촉해 지고 말았다. 달 밤에 듣는다면 뜻 밖의 영감을 선물해 줄지도 모른다.

 

 

 

 

 

#4. 어쿠스틱 콜라보 <Unplugged>, Indie, 2011


몇 년전 어쿠스틱 콜라보를 만난 것은 '그대와 나, 설레임' 때문이었다. 뚝섬유원지 한 젬베 연주가를 통해 알게 된 음반. 올해 여름에는 '한 여름 밤의 꿈'을 거의 외우다시피 하며 들었다. 소화할 수 없는 곡임에도 간만에 노래 한 곡 외우겠다고 난리를 쳤던 추억이 새록새록. 맑고 청아한 음색, 영원한 순간에 대한 그리움... 풋풋해서 눈부신 시절에 대해 전하는 안부 인사 같은 곡. 30대 유부에겐 위험한 노래. ㅎ  

 

 

 

한 여름 밤의 꿈

 

 

 

#5. 위대한 개츠비 <Great Gatsby OST>, 2013

 

올해 상반기 해외 영화는 특히나 뮤지컬 영화가 강세였던 거 같다. 그 중심에는 물론 <레미제라블>이 있지만 <위대한 개츠비> OST도 그에 못지 않은 좋은 음반. <Great Gatsby OST>를 들으면 영화와는 또 다른 각각의 영상미가 정교하게 새겨진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Young and Beautiful, Together, Kill and Run을 듣고 있노라면 물담배를 피며 스르륵 쇼파에 녹아 내리는 느낌. 황금빛 추락... 정말 아주 제대로 끝사랑이다.

 

 

 

Young and Beautiful

 

Together

 

 

음악은 뮤즈 그 자체다. 우엉우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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