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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까지의 세계/낯선 만남

[포럼] SNOW 지식포럼에서 만난 두 가지

우엉군 2012. 2. 12. 22:43


토요일을 설레이는 낯선 만남으로 시작할 수 있는 주말은 멋진 일입니다. 하지만 좀처럼 흔치 않죠. 거기에 요즘처럼 꽁꽁 어는 겨울이면 더더욱. 그래서 SNOW 지식포럼은 그 어떤 토요일보다도 반가웠습니다. 봄 소식처럼.


1.
11일 토요일, 숙명여대와 CC가 주최한 <2012 SNOW 지식포럼>에 다녀왔습니다.

오후 2시, 주말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인파가 숙명여대 백주년기념관에 모였습니다. 직업상 행사장에 참석자 연령층을 쓰윽 훑어 보는데, 상당수가 대학생이었지만 40대 이상의 직장인은 물론 이제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자녀와 함께 참석한 어머니들도 제법 눈에 띄었습니다. 이런 포럼에 가족 단위가 참석한다는 것은 정말 재미있는 현상이었습니다.

포럼의 주제는 지식, 교육, 미디어 아트 등 '오픈 콘텐츠에 대한 모든 것'이었습니다. 포럼은 오픈 1.0에서 오픈 2.0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깔끔하게 정리한 윤종수 부장판사의 기조연설을 통해 시작됐습니다. 본인 스스로를 'CCK 제1호 자원봉사자'라고 소개하는 부분이 퍽 인상 깊었습니다.

비즈니스 세계에 속한 사람으로써 이런 포럼에 참석하면 늘 학계의 시야나 접근 방법에서 많은 자극을 받습니다. 패널토의에서 서정욱 서울대의대 교수님과 이지선 숙명여대 교수님의 Out/ Inbound 접근은 무척 신선했습니다. 요는 지금은 글로벌 오픈 DB 안에 우리의 지식을 소개하려는 인위적인 노력이 절실한 시대이며, 여기에서 오픈 지식화하는 노력과 그 가치를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는 것. 이교수님께서 SNOW의 1,500여개 동영상 콘텐츠가 모두 숙명여대 자원봉사자들의 노고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 또한 생각해볼만한 부분이었습니다.



2.
하루가 지난 오늘, 포럼 현장에서 집까지 가져온 것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세바시)> 다른 하나는 <앨리스온>

CBS 구범준 PD님의 <세바시> 강연은 인상적인 편은 아니었습니다만 역시 PD는 프로그램으로 말하는 법인가 봅니다. 직접 본 <세바시> 강연들은 형식은 TED를 취하나, 한국적인 고민과 영감들을 훌륭하게 담아내고 있었습니다. 그 중 '세계를 정복하려면 지도를 사라'(양희송 청어람아카데미 대표기획자)편은 정말 멋졌습니다. 영국/호주 지도가 궁금한 분들, 인생에 새로운 지도가 필요한 분들은 꼭 한번 보시기를 권합니다.

 
'세계를 정복하려면 지도를 사라' (양희송 청어람아카데미 대표기획자)


미디어 아트 채널 <앨리스온>. 예술에서의 오픈 개념은 '미디어 아트'라는 장르만큼이나 제겐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고민해본 적 없는 이슈여서인지 그만큼 더 호감이 가기도 했구요. 

<앨리스온> 블로그의 'technology & tools' 코너는 정말 매력적입니다. 아니 이런 소스와 실험들은 도대체 어디에서 진행되고 있는 건지 벙벙했습니다. 황홀할 지경이었습니다. 새로운 예술실험에 목말라 있는 분들은 <앨리스온>을 계속 지켜봐주세요.
 


Air Swimmer (공중을 유영하는 물고기, by 앨리스온 별소년님)

 
Festo AirJelly


The Eye Writer 


3.
'오픈 open'에 대한 이틀간의 여정은 빡빡했지만 무척 즐거웠습니다. 아직 콘텐츠 생산자의 반열에 오르지 못한 저로써는 콘텐츠 소비자로서의 입장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정리해 볼 수 있었습니다.

최근 많이 느끼는 거지만 기술과 제도가 적당한 긴장을 유지하는 과도기에 살고 있는 우리에겐 '소비 철학'이 정말 중요하지 않은가 싶습니다. 당장은 공짜나 헐값에 무언가를 이용하는게 편리할지 모르지만, 이런 소비가 쌓여가면 어느 날 우리는 작지만 소중하고 다양한 가치들을 더는 구할 수도 없는 세상을 살게 될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우리는 영어를 공부하는 것 그 이상의 노력으로 전세계의 문화를 수입하고 번역하는 작업을 해야하는 불임의 세상을 살게될지도 모릅니다. 아.. 써놓으니 무섭네요. ;;

그리고 이런 노력에 자원봉사활동이 얼마나 큰 기여를 할 수 있는가를 새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저도 자원봉사 좀 해야겠습니다.


우엉우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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