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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위기 이후 자본주의, '작가'의 시대

우엉군 2012. 2. 24. 18:02


2주만에 또다시 포럼을 찾았습니다. 이번에는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와 경제인문사회위원회가 주최한 <글로벌 코리아 2012 (Global Korea 2012)>. 주제는 최근 국가 최고이슈인 '공생발전 Shared Growth'이었습니다.


1.
국가적 이슈를 다루고 있는 만큼 굵직한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연아 마틴 Yonah Martin 캐나다 종신 상원의원, 빔 콕 Wim Kok 전 네덜란드 총리, 크리스토퍼 피사리데스 Christopher A. Pissarides LSE 교수, 정운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 등등.

세션은 개막좌담회 외 총 3개 세션으로 구성되었습니다. 각 세션은 연사별 10분 발표, 전체 발표후 4분 의견 개진, 이후 floor 질의응답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주제가 워낙 광범위한만큼 질문들 또한 초점이 제각각이었지만 다양한 국적의 언론인과 관계자들이 질문을 던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초과이익공유제 이슈와 같은 곤란한 질문도 피해갈 수 없었습니다.

정부기관이 기획한 포럼이라 패널들 대부분이 정치인, 교수, 관료였고 그 만큼 딱딱하고 원론적인 이야기 중심이었습니다만, 다행히도 '멋진 작가'들이 있어 행사의 취지를 살려낼수 있었습니다. 작가들의 메시지는 명료합니다. 전례없는 위기는 인간 존엄성에 대한 도전이며, 이는 과거의 중앙집권적인 솔루션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것. '철학의 변화'가 필요한 시간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존 롤스톤 소울 John Ralston Saul 국제펜클럽(PEN) 회장을 만났습니다.



2.
세계 최대 규모의 작가 집단을 형성하고 있는 국제펜클럽(PEN International)은 1921년 런던에서 설립된 이래 지금까지 114개국에 143개 센터를 두고 있습니다. 이들의 사명은 간결합니다. '표현의 자유'를 옹호해 '하나의 세계에서 평화롭게 살아가는 인류의 이상을 수호'하는 것입니다.

소울 회장은 개막좌담회(공생발전의 개념 및 비전)와 세션3(공정한 사회 - 사회적 경제의 확충)에 패널로 참여해 문학의 다양성과 상상력이 공생발전은 물론, 새로운 시대적 요청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인 사례와 넘치는 에너지로 소개해 주었습니다. 다음은 소울 회장의 발표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문학과 글쓰기의 힘을 느끼게 하는 소중한 발표였습니다. Thank you, President Saul!!

" 여러분에게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더이상 구태의연한 과거를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무한한 상상력을 동원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지급 유럽에는 EU라는 유래없는 실험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몇 개 국가는 부도가 났으며, 그런 가운데 주말에는 그리스 부채 탕감 발표가 있었고, 이에 유로화가 강세로 돌아섰습니다. 예전엔 방어적, 수동적이었다면 이제는 공격적인 해법들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문학의 몫은 국제적인 논의(International Argument)를 이끌어 내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이웃과 함께 이야기하고 생각할 꺼리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제공되지 않는다면 진공상태가 발생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활동을 통해 사회의 근육(muscle of society)이 형성되게 됩니다. 다양성이라는.

멕시코시티에서 88명의 작가가 목숨을 잃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정부에 의해 표현의 자유가 억압된 현장이었습니다. 저희는 55명의 작가를 이끌고 멕시코시티를 방문했습니다. 정부 면담 자리에서 1분에 1명씩 총 55분간 이 문제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200자로 이야기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만 이를 통해 '표현의 자유'를 논쟁의 중심으로 올릴 수 있었습니다.

에콰도르는 신문사들이 문을 닫고 있습니다. 대통령을 비난하는 글을 썼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이는 개방된 사회를 향해 나아갈 여지를 차단하는 행위입니다.

오는 6월 경주 펜대회에서는 버마에 대해 일을 해온 것처럼 북한에 대해서도 일을 할 예정입니다. (2/20 동아일보 기사 참고
“탈북작가 北인권실태 알리기 도와야”)

아프리카에서 고교 여학생들을 데리고 3시간 시 단편쓰기 등 글쓰기를 가르쳤습니다. 글쓰기는 강력합니다. 대학에 갈 수도 있고,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툴이 될 수도 있습니다. 소녀의 눈이 빛나는 것을 봤을 때는 정말 의미있는 순간이었습니다. "

John Ralston Saul, President, PEN International


3.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가는 작업은 과연 어떤 것일까 생각해 봅니다.

소울 회장은 닫힌 시스템과 대학 교육은 더이상 해법이 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다양성'과 '상상력', 그리고 이를 위한 '표현의 자유'라고 합니다. 결국 위기 이후의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작가가 되어야 하는 시대적 요청을 받고 있는 셈입니다. 블로그에 몇 자 적고 있는 저로써는 엄청 부담스러운 사명입니다.

그래도 두근거립니다. 혹시 압니까? 나중에 국제펜클럽의 일원이 되어 있을지. ^^

우엉우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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