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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피어나는 소리
영화를 세 번 보고서야 알았습니다. 이 영화가 두 명의 김씨 이야기라는 것을... 는 소재, 공간, 연출모두가 기가 막힌 영화였지만 그 중에서 가장 특별했던 건 배우 정려원의 재발견이 아닌가 싶습니다. 정려원의 체구, 분위기, 표정, 눈빛 모두가 '여자 김씨'를 아주 매력적인 캐릭터로 만들어 주었죠. 물론 여자 김씨라는 캐릭터는 배우 정려원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이 점이 영화 의 아주 치밀하고 사랑스러운 부분입니다. 여자 김씨의 공간은 남자 김씨의 밤섬 이상으로 특별한 공간입니다. 자물쇠, 침대로 사용되는 뾱뾱이, 방 한구석을 채우고 있는 콘슬로 통조림, 한 벽면을 가득 채운 달 사진, 창 밖을 엿보는 망원 카메라, 그리고 컴퓨터... 공간은 여자 김씨 그 자체죠. 재밌는 건 역시 그녀의 취미. 일년..
볼 때마다 구석구석을 재발견하는 영화들이 있습니다. 저런 장면이 있었구나, 아 그래서 그 소품을 썼었구나... 스스로 발견하는 기쁨을 주는 아주 불친절한 영화들말이죠. 볼수록 새롭고 애정이 쌓이는 그래서 데자뷰를 보듯 어떤 풍경이나 물건에서 자연스레 그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 그래서 장면 하나하나를 모조리 오려붙여 놓고 싶은 멋진 작품. 오늘로 세 번째 영화 를 봤습니다. 무엇보다 영화 를 좋아하는 이유는 무거울 수 밖에 없는 주제를 유쾌하고 아름답게 그려냈다는 점입니다. 누가 자살미수자와 은둔형 외톨이(히키코모리)의 이야기를 나 좋다고 돈내고 보러갈까요. 감히 말하건대 배우 정재영이 아니었다면 '응애' 울음소리조차 낼 수도 없었을 겁니다. 이를 의식한듯 영화도 남자 김씨(정재영)의 이야기로 시작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