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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까지의 세계/#HERE

의자, 창 밖을 향한

우엉군 2014. 2. 19. 09:06

 

 

 

 

지난 주 가장 친한 친구 중 하나가 카페를 열었다. 사람들이 커피 시장에 뛰어드는게 더이상 수익성이 있겠는가란 질문을 던지고 있을 때, 그 친구는 과감히 출사표를 던졌다. 거의 1년 가까운 시간은 이런저런 커피숍을 찾아다니고, 자신이 오픈하려는 동네의 카페들에 진을 치고 상권을 분석하고는 끝내 자신만의 가게를 열었다.

 

브랜드 프랜차이즈라 자신의 색깔을 입히는 것에 한계가 있다고 말하지만 그래도 하나의 세계를 직접 만든다는 것은 익숙한 일상을 새롭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다. 일과가 끝나는 밤과 매일 새롭게 태어나는 아침, 공간을 채우는 빛과 소리, 사람들의 반응과 새로운 가능성들... 친구는 분명 세계의 질감을 하나하나 새롭게 만져보고 있음에 틀림 없다.

 

오늘 아침 자주 들르던 카페에서 쥬스를 시키고 앉아 있는데, 문득 창 밖에 설치된 의자가 무척이나 특별하게 느껴졌다. 쥬스가 나오길 기다리며, 벽이 아닌 텅빈 통로를 가만히 바라보는 시간이 특별한 여유로움을 선물하는 듯 했다. 물론 실내공간이라 가능한 거겠지만 그 마음 씀씀이가 느껴졌다. 친구 덕분에 공간을 바라보는 내 눈도 좀 더 만지작거릴 수 있는 높이로 낮아지는 듯 하다. 우엉우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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