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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까지의 세계/커뮤니케이션 & 미디어

아쇼카의 초대, P&G의 전환, 작가의 공감

우엉군 2014. 7. 3. 21:54

 

바야흐로 스토리텔링의 시대이다. 정보와 지식의 구축을 넘어서 그것을 전달하는 방식의 실험이 사회, 비즈니스, 문학계 전반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6월말 각 부문에서 관련된 재미있는 뉴스들이 발표됐다. 적당히 과장한다면 저마다의 방식으로 존재해 온 세계가 같은 곳을 바라보기 시작하는, 그런 느낌이다. 

 

 

 

#1. 아쇼카 재단의 초대 'Storytellers in Residence'

 

지난 6월 30일 아쇼카 재단은 '주재 스토리텔러 Storytellers in Residence'라는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이 프로그램은 전세계의 기자, 사진가, 영화제작자라면 누구나 아쇼카 재단에 주재하며 사회혁신가들의 이야기를 다룰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3천여명의 사회적 기업가(아쇼카 펠로우 Ashoka Fellows) 네트워크를 보유한 아쇼카 재단이 사회혁신의 이야기를 확산시키기 위해 꽤 대담한 아이디어를 제안한 셈이다. 선댄스 영화제 등과 같이 풍부한 콘텐츠를 유쾌한 방식으로 확산시키는 스콜 재단의 혁신적인 접근이 아쇼카 재단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에도 변화를 불어 넣은 것 같다.

 

전문 스토리텔러들이 하나의 커뮤니티를 만들어 본격적인 커뮤니케이션에 나서면 다양한 사회혁신의 증거들이 더 빠르고 친근하게 확산될 것이다. 이와 함께 지역이 처한 저마다의 문제가 생각지도 못한 솔루션을 만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아쇼카 재단의 브랜드는 새로운 방식으로 재구축 되지 않을까. 지역적인 제한이 없으니 한국 언론인, 사진가, 영화제작자도 신청할 수 있다.

 

* Contact: Attila Mong, Solution Journalist, Knight Fellow and Entrepreneur in Residence at Ashoka, attila.mong@gmail.com

 

 

 

'Storytellers in Residence - An elected community hosted by Ashoka and partners'
Tsega Belachew, Ashoka, June 30, 2014 

 

 

 

 

#2. P&G의 전환 'Brand Director'

 

같은 날, 미국 광고전문지 Ad Age는 '마케팅'의 종언을 알렸다. 변화의 발원지는 P&G(Procter&Gamble). 마케팅 조직을 '브랜드 관리 Brand Management' 조직으로 전환한다고 지난 2월에 밝혔던 P&G는 7월 1일부로 최고 책임자 직함에서 '마케팅'을 삭제하고 '브랜드 디렉터'로 최종 표기했다. 이로써 광고업계는 세계 최대 광고주의 방향전환를 공식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날에 이르렀다.

 

P&G의 브랜드 관리 조직은 글로벌 비즈니스 유닛에 소속되어 브랜드 전략수립, 기획, 결과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가진다. 미디어 계획수립이나 집행은 지역 단위로 집행되나, 과거 마케팅 전략에 비해서는 본사의 결정권이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 관리 조직은 1) 브랜드 관리(이전의 마케팅), 2) 소비자 및 마케팅 지식(마켓 리서치), 3) 커뮤니케이션(대외협력), 4) 디자인 등 네 개 부문으로 구성된다.  

 

P&G는 이러한 변화가 마케팅의 종언이 아니라 브랜드라는 더 큰 개념으로 포섭되는 것이라 말한다. 하지만 1993년 마케팅 디렉터를 도입한 후 마케팅 사관학교라고 불릴 정도로 마케팅 실험과 성과에 도전적이었던 P&G가 디렉터 타이틀에서 '마케팅'을 삭제한 것은 그 자체로 업계에 시사하는 점이 크다.

 

P&G의 브랜드 관리 전략에 따라 전세계 광고, 홍보, 이벤트 등 커뮤니케이션 산업의 변화 속도와 방향이 결정될 것이며, 그에 따른 미디어 산업의 흥망 또한 예측할 수 없는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게 될 것이다. 동시에 우리가 생활속에서 제품을 인지하고 추천하고 소비하는 방식도 변화하게 될 것이다. 비즈니스가 만들어내는 스토리의 진검승부가 시작되는 셈이다.

 

 

 

'It's the End of 'Marketing' As We Know It at Procter & Gamble'
By Jack Neff. Published on June 30, 2014

 

 

 

#3. 작가의 공감 'Right ot Write'

 

6월 28일 NYT는 '쓸 권리 Right ot Write'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소설 <스파르타 Sparta>의 저자인 록사나 로빈슨 Roxana Robinson은 기고문을 통해 "이야기의 주인은 이야기의 주인공인가, 아니면 이야기를 쓴 작가인가"라는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진다.

 

그녀는 수많은 작품을 사례로 든다. <톰 아저씨의 오두막 >의 저자 해리엇 비처 스토우 Harriet Beecher Stowe는 백인여성이지만 흑인의 이야기를 썼으며, 위대한 전쟁 소설들은 군인 작가에 의해 탄생하지 않았다는 증거를 제시한다. 경험하지 않았다고 쓸 권리가 없다고 한다면 우리는 오직 자신의 인종(백인), 성별(여성), 하위문화 등만을 쓰게될 거라고, 그녀는 푸념한다.

 

그녀는 작가란 자신의 경험만을 써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공감 empathy'을 통해 모든 흥미로운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 그것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완전히 몰입해야 말한다. 마지막 증거는 셰익스피어. 셰익스피어는 그 누구에 대해서도 쓸 권리가 있다고 여겼다. 그의 이야기 소재는 왕, 왕비, 광대, 관료를 넘나들고 나이, 성별, 배경, 인종 등 모든 것을 아우렀다. 단 그는 그 인물들의 삶과 정신을 완벽하게 상상해낸 후에야 비로소 그들에 대해 말할 자격을 획득했다.

 

작가의 작업은 시대를 초월해서, 장소를 초월해서 진행되어야 한다. 권리는 주어지지 않고 스스로 획득하는 것이고, 그것은 삶과 정신에 대한 완전한 공감에서 출발한다. 이는 스토리텔러의 시대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엉우엉.

 

 

 

 

Writers are trying to reach some understanding of the world, and we do this by setting down stories. We draw on our own experience, but, since that includes everything we encounter, this means drawing on others’ stories as well. Shakespeare didn’t limit himself to writing about the life of an uneducated actor from Stratford-on-Avon. He felt he had the right to write about anyone – kings, queens, fools, servants, any age and any gender, any background, any race. Many of his stories came from other sources, but he imagined the lives and the minds of these characters so completely that he earned the right to tell their stories.

 

A writer is like a tuning fork: We respond when we’re struck by something. The thing is to pay attention, to be ready for radical empathy. If we empty ourselves of ourselves we’ll be able to vibrate in synchrony with something deep and powerful. If we’re lucky we’ll transmit a strong pure note, one that isn’t ours, but which passes through us. If we’re lucky, it will be a note that reverberates and expands, one that other people will hear and understand.

 

 

'The Right to Write' By ROXANA ROBINSON, NYT, June 28,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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