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이 피어나는 소리

[그래픽노블] "하비비, 너는 이야기 그 이상이야." - HABIBI (美) 본문

A Comics

[그래픽노블] "하비비, 너는 이야기 그 이상이야." - HABIBI (美)

우엉군 2013. 9. 15. 20:29

 

 

 

처음 크레이그 톰슨 Craig Thompson의 작품 <담요 Blankets>을 봤을 때만해도 그의 표현력에 놀라고 압도되면서도 한편으로는 적절한 나의 경험을 승화시키면 그처럼 만화를 그려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하비비 Habibi>를 보고나서 그 기대가 산산히 날아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내가 단순히 패턴을 수집하고 있을 때 그는 패턴의 중심과 그 원칙을 찾아냈고, 내가 허무맹랑한 사건을 머리속에서 짜내고 있을 때 그는 공부하고 또 공부하며 세계의 중심으로 뚜벅뚜벅 걸어 들어갔습니다.

 

 

 

어른이 된 두 주인공 '도돌라'와 '잠'

 

 

<담요> 이후 7년만에 발표한 대작 <하비비>. <하비비>는 단순히 이슬람의 상징을 차용하고 아랍어를 형상화한 연상연하의 사랑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 작품은 낯선 코란과 예언자의 이야기에서 출발해 성서와 동일한 맥락을 찾고, 또한 논쟁의 여지가 있는 갈림길은 함께 생각해 보며 삶의 기본적인 것들을 하나하나 들춰보는 원대한 사랑 이야기입니다. 서툴게 설익은 답을 취하지 않고 사랑의 근원과 그 중심을 천천히 모두가 납득할만한 속도로 파고 들어가죠. 그 '속도'가 가히 일품입니다.

 

처음과 끝이 만나 듯, 대칭되고 서로 다른 두 세계가 아브라함 이전의 세계로 거슬러 올라가 만납니다. 이름과 사랑, 생존과 자유, 예언자와 지혜에 대한 옛 이야기들이 두 주인공 12살 '도돌라'와 3살 '잠'의 첫만남에서 무려 20년의 시간에 걸쳐 펼쳐집니다.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 미야자키 하야오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닮은 듯 하면서도 그 이상의 깊이와 색깔로, 오해로 가득한 저쪽 세계의 단면을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천재 그래픽 노블 작가 '크레이그 톰슨'. 그의 다음 작품이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우엉우엉.

 

 

 

크레이그 톰슨 Craig Thomson

 

 

 

"잠, 섹스의 핵심은 그게 아니야. 오히려 숨이지" p.635

 

 

 

"하비비, 너는 이야기 그 이상이야." p.648

 

 

 

어린 '도돌라'와 '잠'..."이 아이가 어떤 이름을 고르게 될까?" p.661

 

 

 

 

 

 

 

 

 

 

HABIBI
Craig Thopmson
672 pages
7" x 9"
Hardcover
Fiction; Graphic Novel; Black-and-white drawings throughout
$35.00 (Can. $40.00)
978-0-375-42414-4

 

 

 

 

* References
Craig Thopmson Blog:
http://www.craigthompsonbooks.com/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