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이 피어나는 소리

부디 안전한 여행이 되기를 - Latcho Drom (1993) 본문

어제까지의 세계/낯선 만남

부디 안전한 여행이 되기를 - Latcho Drom (1993)

우엉군 2012. 12. 25. 15:59

 

 

우리는 춤추고 노래합니다. 노래에 온전한 바람을 담아 영원한 아름다움과 사랑을 찬미합니다.

 

 

너는 푸른 꽃의 잎사귀와 같아
부적을 지니고 나쁜 시선들을 물리쳐

 

 

 

쉼없이 방랑하는 삶이지만 그렇게 힘들지만은 않습니다. 길에는 아름다운 꽃이 가득하고, 길을 걷는 사람들은 깨끗한 구두를 원하니까요. 그리고 음악이 필요한 자리는 세상 어디에나 있으니까요.

 

 

 

음악은 우리의 정신입니다. 할아버지는 늘 말씀하십니다. 부디 자유롭게 살라고.

 

 

수천개의 꽃잎이, 푸르른 꽃잎이
22일이 되어 드디어 생명의 시간이 돌아왔구나
자유롭게 살거라
푸르른 전원의 꽃잎이여

 

 

 

집이 있다고 해서 우리의 음악을 집 안에 가둬 둘 수는 없습니다. 바이올린이 인사를 건네면, 이웃 피리가 답하죠. 그렇게 마을 한 귀퉁이에 자리를 잡으면 맛있는 요리냄새와 웃음소리가 채워집니다. 마을이 우리의 콘서트홀입니다.

 

 

 

하루는 꼬마가 동전을 건네며 세 곡의 연주를 청했습니다. 우리는 맘껏 웃었죠. 엄마를 생각하는 꼬마의 마음이 기특했거든요. 선로 건너편에 음악이 닿을 수 있도록 신나게 연주했습니다. 꼬마 녀석이 제법 춤을 추더군요. 우리는 연주합니다. 떠나는 사람에겐 작은 응원을, 돌아오는 사람에겐 따뜻한 환대를 전하는 마음으로.

 

 

 

물론 예배에도 음악이 빠질 순 없습니다.

 

 

 

우리는 영원한 젊음을 갈구합니다. 우리의 삶의 형태를 사랑합니다. 일어설 힘이 있다면 언제까지나 춤 출 것이고. 손바닥이 있는한 언제나 우리의 삶과 음악을 응원할 것입니다.

 

 

우리는 방랑하는 집시
누구도 우리 삶의 방식을 변화시킬 순 없어

 

 

 

자유롭기 때문에 우리는 누구로부터도 환대받지 못합니다. 그러니 부디 안전한 여행이 되기를 바랍니다.

 

 

당신의 심술궂은 입술은 왜 나를 힐난하나요?
무엇이 나쁘다는 건가요?
내가 지닌 집시의 구리빛 피부와 검은 머리칼이...

 

 

  

우리는 집시입니다.

 

 

 

제목: 라쵸 드롬 Latcho Drom (Safe Journey, 1993)
감독: 토니 갓리프 Tony Gatlif
장소: 라자스탄, 안달루시아, 이집트, 터키, 루마니아, 헝가리, 슬로바키아, 프랑스, 에스파냐

 

[참고하면 좋은 글]

Summer moon 님의 'Latcho Drom' 포스팅
헤니히 님의 'Latcho Drom - 안전한 여행이 되길!' 포스팅
맥라렌메르세데스 님의 '그들은 나라를 세웠다.다만 영토가 없을 뿐이다.' 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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