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이 피어나는 소리
유아사 마사아키 Masaaki Yuasa 감독의 은 '거침없이 질주하는' 애니메이션이다. 어떻게 보면 폭력적이고 관능적이며, 어떻게 보면 뻔한 교훈을 이야기한다고 보일지 모르지만, 은 스스로를 그 무엇에도 가두지 않는다. 주인공도 '니시' 한 명만이 아니다. 불과 20살의 나이에 개죽음을 당하는 '니시'. 그는 전 여자친구 앞에서 오줌 지리고 볼쌍사나운 자세로, 할 말조차 다 뱉어내지 못한 채 죽는다. 신 앞에서 니시는 따져 묻는다. 도대체 왜 자기를 만들었냐고. 고작 이러자고 만든거냐고, 내 20년 인생은 도대체 뭐였냐고 다그쳐 묻는다. 하지만 신은 그의 죽음을 증명하고 조롱하고 동정하며 조용히 소멸할 것을 명한다. 그리고 그 끝에서 시작된다. 니시의 끝없는 질주가. #1. "나랑 결혼해줘~~" - 흔..
아무리 국내여행이라 해도 1박은 너무 짧고, 3박은 지루한 감이 없지 않다. 어차피 돌아와야하는 회사원의 여행길이라면 2박 정도가 딱 적당하다. 낯설고 조금은 무서운 첫날, 모든게 새롭고 신기한 둘째날, 다시 만나는 모든 것이 정겹고 아쉬운 마지막 셋째날. 멋진 삼 박자. 올해 사진을 정리하다 2월 강원도 평창 진부 여행을 회상하고 있자니, 그날의 평온함을 어떻게든 기록해두고 싶은 마음이 일어선다. 훗날을 기약하는 마음 반. 인연을 맺은 곳들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 반. 그저 그런 마음으로 적는다. #1. 정겹고 푸근한, '마들렌펜션' 평창 진부 '마들렌펜션' 무엇보다 여행이 좋았던 건 우리의 아지트 '마들렌 펜션'. 검색하다 마침 할인이벤트 행사가 있어 별생각없이 예약했는데, 막상 이용해보니 그것만 받..
For politicians, it’s all about “made in America,” but, for C.E.O.’s, it is increasingly about “made in the world” — a world where more and more products are now imagined everywhere, designed everywhere, manufactured everywhere in global supply chains and sold everywhere. American politicians are still citizens of our states and cities, while C.E.O.’s are increasingly citizens of the world, with..
위로, 치유, 힐링이 화두가 되어버린 시대. 그리고 그런 가치를 아무렇지 않게 사고 파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위로, 마치 편의점에서 사오는 듯한 위로로 우리의 삶이 얼마나 변화될 수 있을까요? 정치인이나 연예인들이 건네는 치유가 무슨 힘이 있을까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결국 위로도 치유도 우리 자신의 힘으로 하나하나 만들어가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혼자가 힘들면 둘이, 둘로 벅차면 넷이 하면 됩니다. 작은 모임을 만들고, 클럽을 만들면, 그런 것들이 모여 하나의 시대적 흐름이 되는게 아닐까요. 그런 고민을 하고 있는 친구들에게 영화 을 추천합니다.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은 우리가 타인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다면 세상은 변화할거라는 동화같은 믿음에서 출발합니다. 붕대클럽의 디..
'판과 디도'. 를 한 마디로 요약하라면 모두들 이렇게 요약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느덧 20년도 훌쩍 넘겨버린 판타지의 고전을 다시 봤습니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제 멋대로 마음속에 자리잡고 살아숨쉬던 멋진 캐릭터들을 다시 만났죠. 제가 만난 모든 모험의 시작이 거기에 있었습니다. 영웅을 꿈꾸는 초보 기사 '판', 파리스의 사제가 되어 돌아온 친구 '에트', 레일리라를 찾아 나선 드워프 '킴', 킴의 친구이자 끝없는 지의 수행자 마법사 '슬레인', 영원의 생명을 가진 하이엘프 '디드리트', 도둑 '우드처크'. 이들 6명의 모험이 주인공 판의 횟불(화염)과 함께 시작됩니다. 찬찬히 뜯어보면 캐릭터 하나하나가 매력덩어리임에도 불구하고 그닥 깊이는 없는 편입니다. (건질만한 대사나 선택지가 없죠 ;;) 오히려..
I continually push the young women in my classes to speak more. They must gain the confidence to value their own insights and questions, and to present them readily. My husband agrees, but he actually tries to get the young men in his classes to act more like the women—to speak less and listen more. If women are ever to achieve real equality as leaders, then we have to stop accepting male behavi..
#1. Daphne Koller: What we're learning from online education 오랜만에 TED를 보다가 간만에 거부할 수 없는 인물 '다프네 콜러 Daphne Koller'를 만났습니다. 그녀의 TED 강연 '우리가 온라인 교육에서 배우고 있는 것 What we're learning from online education'은 단순히 전세계 어디에서나 미국 명문 대학의 강의를 본다는 접근을 넘어서서, 최악의 실업률, 장기 경제침체, 개선되지 않는 전세계 이슈에 대해 교육 자체에 던지는 근본적인 질문을 담고 있습니다. 다프네 콜러 Daphne Koller 그녀는 강연 중 수차례 '학습 전략 Learning strategy'을 언급합니다. 좋은 일자리를 위해, 더 나은 커리어를 ..
영화를 세 번 보고서야 알았습니다. 이 영화가 두 명의 김씨 이야기라는 것을... 는 소재, 공간, 연출모두가 기가 막힌 영화였지만 그 중에서 가장 특별했던 건 배우 정려원의 재발견이 아닌가 싶습니다. 정려원의 체구, 분위기, 표정, 눈빛 모두가 '여자 김씨'를 아주 매력적인 캐릭터로 만들어 주었죠. 물론 여자 김씨라는 캐릭터는 배우 정려원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이 점이 영화 의 아주 치밀하고 사랑스러운 부분입니다. 여자 김씨의 공간은 남자 김씨의 밤섬 이상으로 특별한 공간입니다. 자물쇠, 침대로 사용되는 뾱뾱이, 방 한구석을 채우고 있는 콘슬로 통조림, 한 벽면을 가득 채운 달 사진, 창 밖을 엿보는 망원 카메라, 그리고 컴퓨터... 공간은 여자 김씨 그 자체죠. 재밌는 건 역시 그녀의 취미. 일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