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이 피어나는 소리
I am too high-born to be propertied, To be a secondary at control, Or useful serving-man and instrument, To any sovereign state throughout the world. 누구의 소유물이 되기에는 누구의 제 2인자가 되기에는 또 세계의 어느 왕국의 쓸만한 하인이나 도구가 되기에는 나는 너무나도 고귀하게 태어났다. - 5막 2장 LEWIS 대사 (William Shakespeare, 1623) 서문에 인용한 의 문구가 너무나 멋져서, 부끄럽지만 처음으로 셰익스피어 작품을 읽었습니다. 읽는 내내 관심사는 딱 하나였죠. 과연 누구의 대사일까... 존 왕일까, 조카 아서일까, 아니면 서자 필립일까 너무 궁금했습니다...
볼 때마다 구석구석을 재발견하는 영화들이 있습니다. 저런 장면이 있었구나, 아 그래서 그 소품을 썼었구나... 스스로 발견하는 기쁨을 주는 아주 불친절한 영화들말이죠. 볼수록 새롭고 애정이 쌓이는 그래서 데자뷰를 보듯 어떤 풍경이나 물건에서 자연스레 그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 그래서 장면 하나하나를 모조리 오려붙여 놓고 싶은 멋진 작품. 오늘로 세 번째 영화 를 봤습니다. 무엇보다 영화 를 좋아하는 이유는 무거울 수 밖에 없는 주제를 유쾌하고 아름답게 그려냈다는 점입니다. 누가 자살미수자와 은둔형 외톨이(히키코모리)의 이야기를 나 좋다고 돈내고 보러갈까요. 감히 말하건대 배우 정재영이 아니었다면 '응애' 울음소리조차 낼 수도 없었을 겁니다. 이를 의식한듯 영화도 남자 김씨(정재영)의 이야기로 시작됩..
by 김요셉, 광고 디자이너 U.S. State Secretary Hillary Clinton has said the term "comfort women," a euphemism for Asian women who were forced to serve as prostitutes for the Japanese military during World War II, is wrong and that they should be referred to as "enforced sex slaves." - Clinton Says 'Comfort Women' Is Incorrect Term (Chosun Ilbo, Jul. 9, 2012) 금주 최고의 뉴스는 조선일보의 위안부 표현 부적절성에 대한 이슈환기가 아니었나 싶습니..
처음 영화 를 보니 그제서야 다이고 시골집과 목욕탕, 그리고 수많은 이별의 표정들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오랜만에 이 영화를 다시 보게 된 건 이란 경영지침서 때문이었습니다. 랜디 코미사 Randy Komisar가 실리콘벨리에서 한 스타트업 기업가의 사업 모델을 검토하는데 그 사업이 마침 장례업이었죠. 장례업에 대한 철학, 가능성, 그리고 그 순수함에 대해 고개가 끄덕여질 무렵 문득
'galz' by Loïc Locatelli I hold it true, whate'er befall; I feel it, when I sorrow most; 'Tis better to have loved and lost Than never to have loved at all. 어떠한 운명이 오든지 내 가장 슬플 때 나는 느끼느니 사랑을 하고 잃은 것은 사랑을 아니한 것보다 낫다 In Memoriam A. H. H. OBIIT MDCCCXXXIII: 27 By Alfred, Lord Tennyson (1809–1892) 만약 제 아이들에게 단 한가지만 남겨줄 수 있다면 테니슨의 시를 남기고 싶습니다. 내 20대 초반에 테니슨을 만난 것은 큰 축복이었습니다. 40대에도 60대에도 테니슨의 시처럼 사랑하고..
"자신이 평생해온 게임에 대해 놀랄만큼 무지하다. - 미키 맨틀" 아론 소킨 Aaron Sorkin 따라잡기, 그 두 번째. 오늘은 최근작인 을 봤습니다. 예전부터 팀장님이 보라고 입이 마르게 추천했던 작품인데... 결국은 뉴스룸 때문에 보게되었네요 ㅋ 영화 초반에 "문제가 뭐죠?"란 빌리 빈 단장의 질문에 피식 웃음이 나오더군요. 과연 아론 소킨...ㅎㅎ 어느 작품에나 그는 문제 정의에서부터 출발합니다. 예전에 아내가 아론은 꼭 사회학자 같다고 했었는데, 그 의미를 알 것 같았습니다. 스타 플레이어 중심의 현 시스템에서는 도저히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빌리는 피터의 조언에 따라 승리 조건을 재규정합니다. 'A 포지션에는 누가 최고지?'라는 질문 대신 '평균 출루율이 높은 선수는 누구지?'라고 묻는거죠. ..
왼쪽은 암컷 '얼음', 오른쪽이 수컷 '썰매' 만남 만큼이나 이별도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The Economist의 'Obituary 부고'를 볼때마나 나도 언젠가는 나만의 Obituary를 써야겠다 생각했는데 그 날이 이런 식으로 오네요. 7월 2일, 서울어린이대공원 북극곰 썰매가 29세의 나이로 운명했습니다. 북극곰의 평균수명이 25년이라고 하니 장수한 편이긴 하지만 동물원에서의 삶이란 어떤 것일지 저로써는 가늠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다만 어떤 찬반론에도 불구하고 십수년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희귀한 생명체의 죽음을 조금이라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해준다면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썰매'라는 멋진 이름도 가지고 있었던 녀석이었으니까요. ^^ 썰매와의 만남은 단 하루였습니다. 어린이대공원..
"The Sorkin Way" - Vanity Fair, Photograph by Annie Leibovitz '웨스트 윙 West Wing'의 아론 소킨 Aaron Sorkin이 HBO의 '뉴스룸 The Newsroom'으로 돌아왔습니다. 시즌 1 총 10편으로 기획된 뉴스룸 덕분에 매주 일요일 저녁 아론 소킨의 명대사들을 긴 호흡으로 들을 수 있게 되었네요. 정말 큰 즐거움입니다. 아론 소킨은 한 인터뷰에서 이번 작품이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했습니다. 그런 그의 고민은 극중 앵커 윌의 대사를 통해서도 비춰지죠. '문제를 해결하는 첫 번째 방법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 대선을 앞둔 미국이 뉴스룸을 통해 미국의 어떤 문제들에 주목하게 될지 그리고 위대함을 잃은 국가가 어떤 새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