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이 피어나는 소리
건강검진차 머문 병원에서 9월호를 뒤적이다 멋진 예술가 한 분을 알게 됐다. 유네스코 UNESCO에서 동양인 최초로 도자기 전시회를 열었다는 신경균 도예가. 마치 숨은 보석이라도 찾아낸 듯 설레고 흥분되는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관련 자료들을 후다닥 서치하다 신경균 도예가가 운영하는 '장인요'와 이번 전시회를 후원한 LH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속 어록을 아래에 옮긴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글이 최고. 최혜경 기자의 '파리에 뜬 달. 항아리'을 직접 읽어보시기를 권한다. 도예 작업에 대한 깊은 이해가 담긴 정말 아름다운 글이다. 우엉우엉 신경균 도예가의 '달항아리' A journey to Paris: Preparing Shin Gyung Kyun's exhibition "아버지가 도자기는 나의 종교이다라고 말..
By Gregorio Borgia, AP 8월, 좀처럼 글을 쓸 수 없었다. 휴가 시즌에 개인적인 일로 가득했기도 했지만 핵심은 좀처럼 진전이 없는 국가적 재난 '세월호' 때문이었다. 사무실에 앉아 일하고 있었지만 여전히 십자가를 지고 순례하는 유가족, 목숨을 걸고 단식을 이어가는 유가족의 소식으로 마음이 편치 않았다. (4월 16일 세월호 참사로부터) 138일이 흘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세월호는 잊혀지긴 커녕 오히려 깊숙히 가라앉아 가슴에 돌처럼 박히고 말았다. 다른 사고처럼 또한 무뎌질거라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이제는 알 것 같다. 우리는 결코 세월호에서 자유롭지 못 할 것이라는 것을. 월드컵과 김연아가 시대의 축복이었다면 세월호는 또 다른 대칭점으로 시대의 좌표 상에 위치하게 될 것이다..
지난 6월 28일, 지역재생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지역을 살리는 힘, 사회적경제"라는 주제로 이 열렸다. 녹번동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개최된 이번 행사에는 토요일 오후 황금시간대에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약 50 여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젊은 청년층도 많았지만 중간중간 머리가 희끗희끗 하신 분들이 박수와 함께 호응을 보내주는 모습들이 인상적이었다. 이은애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은 런던 지역재생 현장 방문기를 통해 '공간자산활용(Asset Management)'이라는 재밌는 컨셉을 소개했다. 서울시가 이행하려는 사회적경제 2 단계의 핵심 컨셉으로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지역의 자산으로 발전시켜나간다는 개념. 사회적경제 주체인 기업가, 조합, 예술가, 그리고 지역사회가 낡은 건물이나 외진 공간을 직접..
지난 한 주, 모처럼 다시 살아보고 싶다는 격렬한 두근거림을 느꼈다. 발원지는 레진코믹스 채용공고. 친구 녀석이 보내준 레진코믹스 채용공고로 근무시간에도 불구하고 십여분을 카톡 토론이 오갔었다.ㅎ 진지하게 생각하고 생각해봤지만 당분간 몇년은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아쉬움은 서랍에 고이 넣어 두는 것으로 결론내렸다. #1. 레진코믹스 - 직업 만화가의 새로운 교두보 정말 기뻤던 건 채용 공고만으로 '바로 여기야!'라고 말할 수 있는 회사가 한국 만화계에 등장했다는 사실이다. 사실 작년 6월에 창업해 올해 겨우 1년을 넘긴 스타트업이 뭐 그리 대단하냐고 웃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한국 만화계에서 레진코믹스(LEZHIN COMICS)의 탄생은 네이버나 다음 웹툰 이상으로, 아마존의 만화 유통회사 인수소..
바야흐로 스토리텔링의 시대이다. 정보와 지식의 구축을 넘어서 그것을 전달하는 방식의 실험이 사회, 비즈니스, 문학계 전반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6월말 각 부문에서 관련된 재미있는 뉴스들이 발표됐다. 적당히 과장한다면 저마다의 방식으로 존재해 온 세계가 같은 곳을 바라보기 시작하는, 그런 느낌이다. #1. 아쇼카 재단의 초대 'Storytellers in Residence' 지난 6월 30일 아쇼카 재단은 '주재 스토리텔러 Storytellers in Residence'라는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이 프로그램은 전세계의 기자, 사진가, 영화제작자라면 누구나 아쇼카 재단에 주재하며 사회혁신가들의 이야기를 다룰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3천여명의 사회적 기업가(아쇼카 펠로우 A..
2013년 12월 눈 내린 삼청동, 갤러리현대 아트큐브에서 최우람 작가의 키네틱 아트(Kinetic Art, 움직이는 예술)를 처음 만났다. 들어올테면 들어와보라는 각 잡힌 '램프샵' 입구에서 몇 번을 발걸음을 돌리다 마음 단단히 먹고 입장. 들어서니 과연 관객은 혼자 밖에 없었다. 사방은 깜깜했고 규칙적인 기계음이 들려왔다. 각자의 빛을 품은 기계생명체들이 제각각의 몸짓으로 자신을 드러내며 말을 걸고 있었다. 그곳은 흡사 불운한 천재 과학자의 실험실 같았다. 솔직히 좀 무서웠다. 2층 계단 입구에 이 곳을 오르려면 맹약이라도 해야 할 것처럼 한 중년의 여자분이 앉아 있었다. 그 분이 입을 열었다. "사진 찍으셔도 되요. 작가분이 허락하셨어요... 작품 정말 좋죠? 제가 정말 좋아하는 작가에요. 원래 여..
만남, 이별, 그리고 재회 5월 둘째 주, 전 일본 만화 (Aku no hana, Shuzo Oshimi, 2010~2014)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최근 , 등 오랜 연재작들이 클로징을 해도 일본 만화로부터 별다른 감흥을 얻지 못했는데, 은 에 버금가는 오랜 여운을 남겨 주고 있다. 2주가 지나도 이 보여준 풍경과 인간상이 계속 밖으로 뻗어나가는 느낌이다. 자신의 정체를 폭로한 카스가, 일본에서 모방범죄를 야기한 문제의 컷 9권까지 봤을 때만해도 은 단순히 자신 안의 '변태'에 대한 만화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에이코믹스에 '[500자 리뷰] 악의 꽃 9'을 쓸 때에도 주인공인 카스가 1인에 집중해 사춘기 시절의 좌충우돌 성장물이라 재단했었다. "만화 은 그런 사춘기 시절을 이야기한다. 욕망과 선악 앞..
SOUTH-EAST ASIA’S low-cost airlines have gone from feast to famine. Cheap, short-haul, no-frills flying came late to the region, but people have taken to it eagerly. In just ten years, according to the Centre for Asia Pacific Aviation (CAPA), a research firm in Sydney, low-cost carriers’ share of the region’s aviation market has soared from almost nothing to 58%. In Europe, where cheap airline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