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이 피어나는 소리
이집트 시민혁명의 주역이자 인터넷 운동가, 와엘 고님 Wael Ghonim 3일, NYT 칼럼니스트 토마스 프리드만 Thomas L. Friedman은 "소셜미디어, 파괴자인가? 창조자인가? Social Media: Destroyer or Creator?"라는 제목의 칼럼을 실었습니다. 칼럼은 지난 몇 년간 아랍의 봄에서 월스트리트, 이스탄불, 홍콩 등 광장과 거리에 시민들을 모이게 만든 페이스북의 마법에서 출발합니다. 그리고 2011년 이집트 시민혁명의 주역이자 인터넷 운동가인 와엘 고님 Wael Ghonim의 13분 분량의 TED 강연 내용을 소개하며 전면을 와엘 고님의 여정과 발췌한 강연으로 가득 채웁니다. 한 사람의 생각에 전적인 지지를 보낸 전례 없는 작업입니다. 컴퓨터 엔지니어였던 와엘 고님은..
새해가 되어서야 2015년 만화를 정리합니다. 아무리 틈이 없어도 '2015년 올해의 만화'를 정리해야한다는 일념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건지... 2015년, 아빠라는 역할이 추가되며 더 정신없었던 한 해였습니다. 2014년에는 손에 닿는 대로 최대한 많이 보려했다면, 2015년에는 없는 시간을 쪼개가며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고 고르고 골랐습니다. 그래도 제법 봤더라구요. 그 가운데 길어올린 제 맘대로 '2015년 올해의 만화'입니다.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2016년도 잘 부탁해요, 제발~~~ 우엉우엉 #1. 올해의 사건 - 샤를리 에브도 Charlie Hebdo 테러 2015년은 1월 7일 프랑스 풍자신문 에 대한 총격 테러로 시작됐습니다. 웃음으로 세상을 관통하려는 만화인들에게 IS는 총알로 응답..
"이 나라는 미래 세대를 키울 생각이 있는걸까?" 2015년, 부모로서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이다. 2세 이하 영아 아이돌봄 서비스는 새해를 2주 앞두고 정책을 변경축소하고, 5세 이하 누리과정 예산은 새해를 이틀 앞두고도 여전히 표류중이다. 육아는 고용과 밀접하다. 결국 밥벌이가 해결되지 않으면 결혼도 출산도 남의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용 정책은 점입가경이다. 내년부터 정년은 60세로 연장된다. 계약직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될 처지이다. 국가는 고용보다 해고에 에너지를 쏟고 있다. 산 사람은 살아야 하지 않겠냐는 논리다. 명함을 가진 청년들의 숫자는 점점 더 적어지고, 그 가운데 기술직과 사무직의 간극이 더 넓어지고 있다. 서로를 이해하기에는 겨우 서 있는 땅이 너무나 좁다. 거목이 쓰러져야 할 ..
억새로 둘러쌓인 옥상정원 끝자락, 뒤로는 명동 한복판이 펼쳐진다. 오랜만에, 실로 오랜만에 멋진 공간을 발견했습니다. 도심 한 복판을 바라보며 옥상 정원 속에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그런 곳입니다. 골목을 누비며 숨은 공간을 찾아내는게 취미였건만 출산 이후로는 이 조차도 사치가 되어버린 삶의 나날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좋은 가을 날. 도심 속 가까운 곳에서 뜻밖의 멋진 장소를 만난 것은 마치 인생의 친구를 알게 된 것 만큼이나 즐겁고 유쾌하기만 합니다. 장소는 서울 명동 입구 유네스코회관 12층 '배롱나무카페'. 엘리베이터는 11층까지만 운행하지만, 11층을 나서 옥상정원을 통과하면 옥상의 저 안쪽에 유네스코에서 운영하는 카페가 다소곳이 자리를 펴고 있습니다. 옥상정원 곳곳에는 벤치와 ..
The Boat 메인 페이지 9월, 세계의 화두는 '난민'으로 시작됐다. 2일 터키 해변에서 숨진채 발견된 3살 아기의 시체는 유럽의 책임을 촉구했고 이에 부응한 독일과 프랑스는 난민 수용규모를 확대했다. 오스트리아, 핀란드, 교황청이 차례로 문호를 넓혔다. 반면 이스라엘은 오히려 장벽을 쌓고 있다. 세기적인 난민의 대열을 만들었고 누구보다 그 수혜를 입은 이스라엘의 모순적 행보는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시간을 거슬러 올해 4월, 호주에서는 베트남 난민 정착 40주기를 기념하는 특별한 만화가 제작됐다. 제목은 . 보트 피플로 명명됐던 베트남 난민들의 베트남 탈출기를 다룬다. 이야기는 폭풍우가 몰아치는 바다 위 보트 한 척에서 시작된다. 주인공은 16살 소녀 '마이(Mai)'. 그녀는 공산당과 싸우다 피폐..
저같은 클래식 문외한도 '글렌 굴드'라는 이름은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미지로서의 글렌 굴드는 왠지 나르시스적이며 아슬아슬하게 위험하고 괴짜스러운 비운의 천재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음악에 대해선 알 턱이 없었죠. 그러다 우연히 미셸 슈나이더의 글렌 굴드 전기 를 만나게 됐고, 책을 통해 음악가가 추구하는 경지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습니다. 그곳은 영화 보다도 더 고독하고 시끄러운 세계인 것 같더군요. 하지만 그 고독의 세계가 싫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조금은 부러웠다면 이상한 걸까요. 20세기 위대한 천재 피아니스트 중 한 명인 글렌 굴드(Glenn Herbert Gould, 1932~1982)는 30세에 돌연 연주회 은퇴를 선언합니다. 명상에 이르는 도구로 연주를 했던 그는 청중에 둘러 쌓여서는 이..
어차피 만나게 될 만화는 어떻게든 만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작년 주변에서 최규석 만화가의 을 보라고 그렇게들 추천을 했는데 한 귀로 흘렸더랬죠. 봐야할 녀석들이 줄을 섰었거든요. 그런데 지난주에 시사인에서 웬 별책부록을 하나 보냈길래 익숙한 그림체가 있어 무심히 펼쳤더니... 프롤로그 하나로 그만 송곳의 마수에 걸려 들고 말았습니다. 그리고는 결국 달렸네요. 송곳과 함께하는 '노동자 권리 찾기 가이드북' (시사IN 별책부록, 가치있는 건 항상 비매품) 솔직히, 옆구리 찌르는 만화 별로 달갑지 않습니다. 만화를 덮었을 때의 후유증이 꽤 버겁거든요. '나 지금 여기서 뭐하고 있는거지?'라는 아주 떨떠름한 찌꺼기는 그야말로 처치곤란입니다. 식혜 마시고 남은 밥건더기 같은... 그에 비해 과 동류의 영화 는 ..
다운됐을 때는 역시 일본영화가 제격. 원없이 쭉쭉 뻗은 큰나무를 봤던 영화 . 목수일도 임업도 축제도 매력적이었지만 무엇보다도 눈 길을 사로잡았 건 일본의 목조가옥(목조주택)들이었다. 지붕, 문, 창호, 마루, 기둥, 의자, 테이블, 액자, 목욕탕까지도... 정말이지 호사스러웠다. 산 깊은 곳 저런 곳에 살고 싶다는 생각은 커녕, 나는 산 근처 목조가옥에서라도 살 수 있을까 반문하며 발 걸음을 떼기도 전에 야릇한 패배감을 맛 보고 말았다. 살아보고 싶다. 저런 곳에서. 정말. 우엉우엉 * Wood Job!, 2014, 소메타니 쇼타(유키 역), 나가사와 마사미(나오키 역), 가무사리 숲(미에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