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이 피어나는 소리
활동가 구개월 - 일보후퇴 본문
"신념 있는 로비스트는 자신의 승리만 믿지 않는다." - 미스 슬로운 Miss SLOANE (2016)
7월, 하반기가 새롭게 시작됐고 정말 많은 사람을 만났다.
먼저 새로운 인턴 친구가 합류했다. 그 친구를 통해 줄곧 마음만 먹고 하지 못했던 영역을 만들어 갔다. 리서치도 결과물도 기대 이상이었다. 역시 인턴은 하늘이 내려주시는 것인가... 싶었다.
정부부처를 만났고, 국제기구와 대화를 시작했다. 새로운 세계를 만나고 영역을 확장하는 기쁨. 진지한 조언과 눈빛으로 오가는 신뢰. 활동가로서 그런 것들을 맛 볼 수 있는 순간이었다. 협동조합의 파일럿 작품 품평회에도 참석했다. 진지하고 무거운 주제를 게임으로 풀어나가는 재치와 역량에 감탄을 금하지 못한 날들의 연속이었다.
그러다가 그만 툭 실이 끊어지고 말았다. 아마도 내 역량 밖이었던 듯. 그 순간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 무엇이 가장 중요한 것인지 볼 수 있었다. 제법 시간이 필요했다. 그것을 받아들이고 추스리는 데에는. 그리고 나아가기 위해서 좀더 단호한 각오가 필요했다.
다행히 같은 달에 시작한 명리학 공부가 도움이 되었다. 내 소명과 주변과 사건을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의 타이밍이 나아갈 때가 아닌 물러설 때임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나는 내가 속한 단체의 이름을 드높이는 것이 내 목적이 아님을 조금씩 이해하고 있다. 그보다는 우리가 집중하고 있는 문제에 대한 객관적인 증언과 깊은 통찰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뜻을 함께 할 수 있도록 우리의 깃발을 명확히 하는 것이 너무나 중요함을 점점 더 이해하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한 걸음 물러난다. 우엉우엉
"한정된 목적은 인생을 간결하게 한다." -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무라카미 하루키(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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