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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피어나는 소리
『나, 다니엘 블레이크 I, Daniel Blake』. 2016, 켄 로치, 황금종려상 6월 한 달, 내 마음은 정지해 있었다. 행사에 홈페이지 업데이트에 몸은 바빴지만 정작 중요한 것들은 진전이 없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내 마음도 함께 스톱. 무기력에 휩싸였다. 그러던 중 보고 싶었던 를 봤다. 다니엘 형님의 스프레이 휘갈김, 이웃에 대한 진심어린 눈길과 도움, 시민 이하도 시민 이상도 아니라는 성찰. 결과는 너무나 예상 밖이었지만 좋았다. 다 좋았다. 나도 좀더 용기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래도 별 진전은 없었다. 을 봤다. "인간은 시시해지면 끝장이야." 포스터에 새겨진 제인의 대사가 가슴에 박혀서 어쩔 도리가 없었다. 영화를 보기 위해 휴가를 냈다. 시간의 흐름은 혼란스러웠고, 여주의 인간..
만남, 이별, 그리고 재회 5월 둘째 주, 전 일본 만화 (Aku no hana, Shuzo Oshimi, 2010~2014)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최근 , 등 오랜 연재작들이 클로징을 해도 일본 만화로부터 별다른 감흥을 얻지 못했는데, 은 에 버금가는 오랜 여운을 남겨 주고 있다. 2주가 지나도 이 보여준 풍경과 인간상이 계속 밖으로 뻗어나가는 느낌이다. 자신의 정체를 폭로한 카스가, 일본에서 모방범죄를 야기한 문제의 컷 9권까지 봤을 때만해도 은 단순히 자신 안의 '변태'에 대한 만화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에이코믹스에 '[500자 리뷰] 악의 꽃 9'을 쓸 때에도 주인공인 카스가 1인에 집중해 사춘기 시절의 좌충우돌 성장물이라 재단했었다. "만화 은 그런 사춘기 시절을 이야기한다. 욕망과 선악 앞..
영화를 세 번 보고서야 알았습니다. 이 영화가 두 명의 김씨 이야기라는 것을... 는 소재, 공간, 연출모두가 기가 막힌 영화였지만 그 중에서 가장 특별했던 건 배우 정려원의 재발견이 아닌가 싶습니다. 정려원의 체구, 분위기, 표정, 눈빛 모두가 '여자 김씨'를 아주 매력적인 캐릭터로 만들어 주었죠. 물론 여자 김씨라는 캐릭터는 배우 정려원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이 점이 영화 의 아주 치밀하고 사랑스러운 부분입니다. 여자 김씨의 공간은 남자 김씨의 밤섬 이상으로 특별한 공간입니다. 자물쇠, 침대로 사용되는 뾱뾱이, 방 한구석을 채우고 있는 콘슬로 통조림, 한 벽면을 가득 채운 달 사진, 창 밖을 엿보는 망원 카메라, 그리고 컴퓨터... 공간은 여자 김씨 그 자체죠. 재밌는 건 역시 그녀의 취미. 일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