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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가난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묻다 - 사진작가 최민식(1928-2013)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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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가난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묻다 - 사진작가 최민식(1928-2013)

우엉군 2013. 2. 18. 00:20

 

 

이번 주에 두 개의 별이 지고 말았다. 작은 별은 슈퍼스타K를 통해 우리에게 꿈, 열정, 희망이라는 단어를 되살려 준 울랄라세션의 임윤택 단장. 임윤택 단장의 삶은 꿈을 향해 달려가면서도 절망이란 그림자를 떨쳐내기 위해 발이 땅에 닿자마자 또다시 뛰어오르며 춤추는 불사조처럼 보였다. 그런 뜨거운 삶을 지켜볼 수 있었다는 것은 정말 큰 선물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큰 별은 다큐 사진 거장이신 최민식 사진작가. 대학시절 동아리에서 흑백사진을 배울 때 내게 가장 어려운 것은 인물사진이었다. 그런 내게 인물에 한 걸음 더 다가가라고, 피사체에 말을 걸어보라고 등을 떠밀어준 것은 최민식 선생님의 사진들이었다. 사실 말이 쉽지 시장이나 노상에서 카메라를 들이 민다는 것은 쉽지 않다. 때로는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싶기도 하고 겁도 난다. 

 

그럴 때 선생님의 사진을 보면... 용기가 난다고 할까? 마치 상대방을 무장해제시킨 듯 한 그런 해맑은 표정들. 너는 내 가족이다라는 의심없는 거리들. 그런 것들이 정말 부러웠다. 너른 그늘을 드리우는 큰 나무같은 편안함과 따스함이 있었다. 지금 내겐 선생님 사진집은 한 권도 없다. 사는 즉즉 다 선물로 줘버린 탓이다. 늦은 감이 있지만 선생님의 사진을 다시 한번 찬찬히 들여다 봐야겠다. 마치 질문같은 선생님의 사진들을. 전쟁과 가난이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빛나던 인간의 존엄성의 단편들을.

 

故 최민식 사진작가를 생각할 때면 늘 생각나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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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예술자료원 최민식 사진집: http://da-arts.knaa.or.kr/blog/choiminsick.do
오마이뉴스: '가난한 사람들의 사진, 가난했기 때문만은 아니겠지요' (2013.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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