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이 피어나는 소리
[애니] 햇살 가득 눈부신 날 - Paperman (美) 본문
오늘 같이 햇살이 흘러 넘치는 거리는 머리를 텅 비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그렇게 모든 게 하얗게 증발해버린 아스팔트 위를 걷다가 가로수 그늘을 만나면 마치 오아시스라도 발견한 듯 스르륵 빨려가버리고 만다. 오늘 을지로 기업은행 앞의 둥그런 가로수는 난생 처음보는 투명한 그림자를 품고 있었다. 투명하게 찰랑거리는 그림자는 마치 작은 호수 같았고 나는 그 그림자가 너무나 낯설어 몇 번이고 뒤돌아 봤다.
오늘같이 햇살 가득 눈부신 날을 닮은 애니메이션이 있다. 월트 디즈니의 <페이퍼맨 Paperman (2012)>. 7분이 채 안 되는 단편 애니메이션 <페이퍼맨>은 인상적인 스토리는 없지만 흑백 애니메이션 답게 빛을 과감하게 사용해 로맨틱한 효과를 한껏 연출하는 작품이다. 빛은 인물 감정 묘사는 물론, 거리와 건물 사이를 오작교처럼 연결하며 둘 사이에 '빛의 길'을 만들어 나간다. 디즈니 답지 않은, 하지만 역시 너무나 디즈니 다운 애니메이션 <페이퍼맨>. 화창한 6월 초에 너무나 어울리는 예쁜 애니메이션이다. (하지만 11월 개봉작 ㅎㅎ) 우엉우엉.
Studio: Walt Disney Animation Studios
Release date: November 2, 2012
Running time: 7 minutes
Directed by: John Kahrs
Produced by: Kristina Reed, John Lasseter
Writed by: Clio Chiang, Kendelle Hoyer
Animation by: Patrick Osborne
Original Music by: Christophe Beck
Art Direction by: Jeff Tur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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