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자유, 순례 (2)
구름이 피어나는 소리
아이가 태어나고 3주가 흘렀습니다. 시간이란 술래를 일찌감치 놓쳐버린 올해, 계절은 어느덧 봄을 향해 달려가고 있네요. 크진 않아도 이런저런 많은 것을 계획하고 챙겨왔던 일상이 한 순간에 증발해버린 기분입니다. 출퇴근을 하는 제가 이 정도면 아내는 더 하겠죠. 꽤 오랫동안 공을 들인 블로그인데도 이런 휴지기가 그리 어색하진 않습니다. 오히려 조금 거리를 두고 지켜보니 보이지 않던게 보이는 듯 하네요. 무엇을 그리도 적고 기록해 왔는지, 어떤 시간들을 그렇게 부여잡으려 했는지... 아직도 젊다고 생각하는 나이이지만 문득 그 시절들이 너무나 젊게만 느껴집니다. 그것은 청년의 시간이었을까요. 사적인 이야기는 최대한 분리시키는 주의입니다만 오늘은 왠지 너무나 사적인 것들을 우루루 털어내서는 주욱 늘어놓고, 제 ..
DEPARTURE OF THE WINGED SHIP, Vladimir Kush 5년 전 결혼 후 첫 이직을 마음 먹었을 때, 그 동안 막연하게 누려온 자유가 굉장히 현실적이고 버겁게 느껴졌다. 당시 아내는 새로운 길을 향해 막 떠났을 무렵이었고, 나는 부양의 의무와 마지막이 될지 모를 도전의식 사이에서 고민할 때였다. 결과적으로 나는 내가 잘 할 수 있는, 걸어온 길을 다시 걷게 되었지만, 그 짧은 방황을 통해 '자유'란 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한 과제인가를 가늠할 수 있었다. 자유란 무엇이고 그 조건은 무엇인지 묻고 답하는 몇 년의 시간이 있었고, 나는 나름의 답에 다가갔다. 하지만 이제 겨우 몇 개의 조각을 모았을 뿐 여전히 찾고 실험할 것이 많다. 주저 앉지 않기 위해,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