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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피어나는 소리
어제는 4시간 연속으로 일본 애니메이션 을 보았습니다. 작년 채널 ANIPLUS OST 코너에서 우연히 주제가를 듣고 줄곧 기회만 노려오다가 휴가를 틈타 뚝딱 해치웠죠. 울컥 치고 올라오는 감정을 추스리기 어려운 순간이 제법 많았던 수작이었습니다. 총 11화의 은 제가 유년 시절 푸욱 빠져있었던 일본 애니의 어떤 지점과 재회하게 해주었습니다. 일본 애니 특유의 '이별을 대하는 자세'... 두번 없을 그 순간을 위해 울고불고 모든 에너지를 방출하는 거친 방식이 아니라, 마치 아무일 아니라는 듯 함께 한 여행 즐거웠다는 듯 담담하고 정제된 미소를 머금은 이별 말입니다. 하다 못해 전학부터해서 워낙 어린시절부터 이런저런 이별을 많이 경험한 탓..
또각또각. 저녁 8시 반, 영하 5도의 광화문 밤거리를 걷습니다. 행여나 미끌어질까 조심조심 바닥을 보며 걷는 사람들. 그 사이로 흐릿하게 새어나오는 입김. 눈 위로 선명하게 난 궤도를 통해 집으로 향하는 시간. 퇴근길입니다. 같은 길을 걷지만 귓가엔 계속 'Lily'가 맴돌고 있습니다. 광화문 한복판에 하바나의 풍경이 겹칩니다. 오랜만에, 아주 오래만에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순한 탈출이 아닌, 음악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말이죠. 1. '치코와 리타 Chioco & Rita (2010)'는 무척 특별한 애니메이션입니다. 캐릭터, 스토리, 음악 등 어느 하나 놓칠게 없습니다. 그래서 사실 영화를 보는 내내 조금 숨막히는 느낌도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