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이 피어나는 소리

[보드게임] 밀수와 약탈이라는 짜릿함 - 마닐라 (2005) 본문

어제까지의 세계/낯선 만남

[보드게임] 밀수와 약탈이라는 짜릿함 - 마닐라 (2005)

우엉군 2012. 5. 27. 22:14

밀수 성공에 배팅할까, 실패에 배팅할까? 그도 아니라면? - 마닐라 Manila (2005)

 

1.

    구루피플스에서 진행된 <보드게임 만들기> 세 번째 시간. 이 날 우리는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게임에 특별한 시공간과 스토리를 부여하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누군가는 만화 스토리를, 누군가는 숲을, 또 누군가는 해전을 빌려왔죠. 한 사람이 발제를 하면 김형철 선생님과 한 자리의 동료들이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붙였다 떼었다 합니다.

    혼자의 보물로 아껴두려했던 작은 아이디어가 다양한 시선들 덕분에 점차 발전해 나갑니다. 창의력이란 이런 공동작업을 통해 그 생명력을 키워가는거구나...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답니다. 창의력 커뮤니티란 재미있는 활동입니다. ^^

 

2.

    오늘의 보드게임은 <마닐라 Manila>(2005). 필리핀 마닐라 항구에서 4가지 상품을 전략적으로 밀수해서 가장 많은 재화를 축적하는 사람이 승리하는 게임입니다. 밀수라니... 벌써 두근거립니다. ㅋㅋ

    <마닐라>는 주사위 이용이 결정적인, 무엇보다도 우연성이 큰 게임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타입이죠. 참가자당 3개의 말을, 3척의 배와 선착장 등에 배치해 밀수선이 입항에 성공하거나 각 포스트에 해당하는 조건을 충족하게 되면 페소(머니)를 획득하게 됩니다.

 

 

    물론 전략적인 선택지도 있습니다. 첫째 '선장'이 되는 겁니다. 입찰 방식으로 선장이 되면 물품 선택권과 증권 1회 구매권을 획득하게 됩니다. 둘째 '포스트'에 배치하는 겁니다. 각 턴에 참가자는 밀수선, 항구, 조선소, 보험사 등에 자신의 말을 올릴 수 있습니다. 해적선이라는 아주 매력적인 포스트도 있습니다.

    게임은 행운과 대담성의 적절한 배합으로 승부가 결정납니다. 해적선의 약탈, 선장 권한, 적절한 포트폴리오 구성 등 다양한 요소가 있지만, 저희가 했던 게임은 결국 선장의 대담성에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증권의 미래 가치가 결정적 차이를 만들어 냈던 아주 신선하고 전례없이 시끌시끌했던 게임이었습니다.

    요는 우연적 요소를 중심으로 전략적 요소들이 부분 부분 첨가되어 있는데, 전략적 요소 중에서도 현재 가치와 미래 가치가 아주 미묘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점입니다. 저처럼 즉흥적인 캐릭터에게는 꽤 곱씹을만한 원리였습니다. ㅎㅎ

 

밀수에 성공하느냐, 해적에 약탈 당하느냐의 기로

 

3.

    모처럼 여유있게 구루피플스 사무실을 둘러 보았습니다. 두 개의 회의실을 보유하고 있는 크지 않은 사무실이었는데 짜임새와 업무에 대한 배려가 남다르더군요.

    공통 근무공간을 파티션이 아닌 원탁 테이블로 구성한 점, 업무집중이 필요한 직원을 위한 1인용 집중 회의실, 장판 위에서 편하게 눕거나 앉을 수 있는 창가 쪽 공간까지도... 공간 하나하나가 창의력과 효율성의 균형을 추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치 우리가 배우고 있는 보드게임의 룰처럼 말이죠.

    '보드게임의 원리들이 보드 위에만 국한될 필요는 없다...' 그렇게 생각하고 주위를 둘러보니 무척 세상이 흥미진진해 보입니다. 화요일은 즐겁습니다. 우어우엉.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