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이 피어나는 소리
"어렵다, 다른 사람의 아픔을 상상한다는 것이..." - 붕대클럽 (2007) 본문
위로, 치유, 힐링이 화두가 되어버린 시대. 그리고 그런 가치를 아무렇지 않게 사고 파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위로, 마치 편의점에서 사오는 듯한 위로로 우리의 삶이 얼마나 변화될 수 있을까요? 정치인이나 연예인들이 건네는 치유가 무슨 힘이 있을까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결국 위로도 치유도 우리 자신의 힘으로 하나하나 만들어가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혼자가 힘들면 둘이, 둘로 벅차면 넷이 하면 됩니다. 작은 모임을 만들고, 클럽을 만들면, 그런 것들이 모여 하나의 시대적 흐름이 되는게 아닐까요. 그런 고민을 하고 있는 친구들에게 영화 <붕대클럽 Bandage Club, 2007>을 추천합니다.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붕대클럽>은 우리가 타인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다면 세상은 변화할거라는 동화같은 믿음에서 출발합니다. 붕대클럽의 디노, 와라, 시오, 기모, 리스키는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의뢰를 받습니다. 알지도 못하는 사람의 아픔을 이해하기 위해 그들은 모든 상상력을 동원하고, 그 상처의 공간과 기억을 오직 붕대 하나로 위로합니다. 붕대는 자신에서 출발해 먼 곳을 돌아 주위의 소중한 친구들에게 돌아오고, 그 과정에서 붕대클럽은 조금씩 확대되죠.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Pay It Forward, 2000>의 아이디어는 기발하면서도 왠지 졌다는 기분이 들었고, 애니 <동쪽의 에덴 Eden of the East, 2009>의 아이디어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다는 딴 세상 느낌이었다면, <붕대클럽>은 나도 그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잠자는 참여의식을 자극하는 풋풋함과 유쾌함이 있습니다. 인물의 상처를 화면의 여백을 통해 보여주는 화면구성, 음악의 불친절한 주행을 통한 메시지전달 등 하나하나 배려가 담긴 깊이있고 멋스러운 청춘영화였습니다. 우엉우엉
#1. "내 안에 여러 중요한 것들이 사라져간다." - 와라
내 안에 여러 중요한 것들이 사라져간다.
언제부턴가 그것을 깨닫고 있었다.
예를들어 악마같은 녀석이 나타나서
"이것과 이것을 가져간다"라고 알기쉽게 선언해 준다면
제대로 눈치채고 저항하겠지만
현실에서는 "눈치챘을때는 이미 사라져있어"라고 느낀다.
그것도 적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사람이나
눈에 보이지않는 무언가에 의해
매일같이 조금씩 사라져 간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분명 소중하게 지니고 있어야 할 것들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
그러나 더욱 잔혹한 것은
우리들도 모르는 사이에
이번에는 사라져가는 측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소중한 것을 지키기위해 힘껏 싸우려 해도
어느샌가 중요한 부분이 사라져있다.
#2. "왠지 피가 멈춘거 같지 않아?" - 디노 (이데노 타츠야)
참을수 없어, 그 아픔은...
만약 모두가 타인의 아픔을 진심으로 아는게 가능하다면
세계는 절대로 바뀔거라 생각해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해도 괜찮은걸까?
이것저것 해보고 그래도 아무것도 변한게 없다면
그건 어쩔 수 없겠지.
하지만 말야, 처음부터 안 한다면
영원히 아무것도 변하지 않아.
붕대 한장 감아서 무언가가 변한다면
뜻밖의 횡재잖아!
때로 우리는
여러가지에 방해를 받고 그것을 잃어버리지만
사실은 언제 어디서나 그것이 존재한다.
예를들어 하늘처럼.
공해, 매연, 전선의 노이즈
그러나 그 저편의 절대로 사라질리 없는 하늘처럼.
요구할때마다 살아나는 희망과 같이.
#3. OST - 最後の一葉 (by ハンバートハンバー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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