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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사진 촬영이 안되나요? - Act of Terror (2013)

우엉군 2013. 4. 30. 16:15

 

 

영국 여행 중에 경찰관 사진을 찍었다간 체포당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2009년 실제 벌어졌던 일입니다.

 

최근 단편 다큐 제작사인 Fat Rat Films는 'Act of Terror(테러행위)'라는 단편 애니메이션을 발표했습니다. 2009년, 남자친구에 대한 런던 경찰관의 불심검문을 휴대폰으로 촬영하던 젬마 앳킨슨Gemma Atkinson은 '경찰의 공무집행을 촬영하는 것은 테러방지법 위반'이라는 명목으로 수갑이 채워지고 협박을 당합니다. 젬마 엣킨슨은 911 테러 이후 '강화'를 넘어서서 '남용'되는 공권력과 맞서 법정투쟁을 벌이고, 결국 테러방지법을 수정안을 도출하기에 이릅니다, (자세한 내용은 '영국 경찰의 권력남용에 당당히 맞선 젬마 앳킨슨 씨' NewsPeppermint, 2013.4.29)

 

여기서 주목할 포인트는 젬마 앳킨슨이 공권력 남용과의 대칭점으로 '사진 촬영'이라는 일상적인 활동을 적극적으로 부각시켰다는 점입니다. 사실 이제는 누구나 손안의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고 동영상을 기록하는 시대고, 영국 런던이라면 전세계 여행자, 학생, 기업인들이 모여들어 이런 활동이 일상화된 장소일테니까요. 공권력이 당신의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과 권리마저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셈입니다.

 

 

 

정확히 무엇이 먼저였는지 알 길은 없습니다만 같은 해, 젬마 앳킨슨은 Fat Rat Films을 설립합니다. Fat Rat Films는 사회 부정의와 불공정성에 대한 불편한 시각을 담은 5분 내외의 짧은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BBC, Channel 4, 알자지라 등 영국 내외 주요방송사들에 배급하고 있습니다. 'The Elders(원로들)'와 같은 시민단체나 국제기구들과도 활발히 협업하며 화두를 제기하고 있구요.

 

동시에 'I’m a photographer, not a terrorist.(나는 사진가다, 테러리스트가 아니다.)'라는 캠페인도 공동으로 전개하고 있습니다. 캠페인은 웹사이트를 통해 단순히 '사진가'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시각적 이미지'를 다루는 모든 이를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이번 작품 'Act of Terror(테러행위)'가 기존 작품과 달리 애니메이션 형식을 차용한 것은 꽤 재미납니다. 감독인 젬마 앳킨슨이 워낙 순식간에 당한 일이라 자료가 부족한 탓도 있겠지만, 마치 아이들에게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듯 태연스럽게 접근하는게 그렇습니다.

 

영국 경찰의 실태가 어떤지 우리로써 알 길은 없습니다. 알 필요도 없구요. 다만 테러방지라는 명목으로 슬금슬금 위축되어버린 우리의 권리와 자유에 대한 문제제기는 모두가 경청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시대에 필요한 것 중의 하나는 더 유연하고 온전한 시민의식일테니까요. 재미있습니다. 우엉우엉.

 

 

Act of Terror (2013, Fat Rat Fil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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