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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피어나는 소리
이제 영어를 갈무리 할 타임. 가끔 얻어 걸리는 주옥같은 표현들도 좋지만 제자리만 맴도는 영어가 지겹다. 죽이되든 밥이 되든 내 방식으로 밀어부쳐 볼란다. 그 일환으로 이 참에 비즈니스 영어 주요 표현들을 정리한다. '써먹는 비즈니스 영어'는 1)사건사고, 2)의견발표, 3)인사동정 등 세 파트로 나눌 예정이다. 외부의 사건사고가 이에 대한 반응을 요구하고, 단기적으로 이에 대한 의견발표가, 장기적으로로는 지속적인 대내외 행보들이 이어진다는 구성이다. 결과적으로 6개월간 수시로 업데이트를 해 내년초에 세 개의 포스트로 왠만한 비즈니스 실용표현을 커버하는 게 목표. 첫 타자는 모든 역사의 출발, '사건사고'다. 인간사에서 최고의 사건사고이란 아무래도 인명사고일거다. 그 다음은 사람은 다치지 않았지만 불법의..
Frederick Douglass, 1818~1895 사진을 본다. 보우 타이를 한 말쑥한 정장 차림의 백발 노인이 카메라를 응시한다. 눈빛과 눈가의 근육, 굳게 다문 입술, 가볍게 말아 쥔 큰 손으로 보아 상당한 의지를 소유한 인물인 듯 하다. 인생의 역정도 연륜도 자연스럽게 전달된다. 그리고 인생의 끝자락에서 선 지금조차 아직은 내려놓을 때가 아니라는 어떤 비장함마저 엿보인다. 사진 속 주인공은 19세기 미국의 노예제 폐지론자 프레더릭 더글러스(Frederick Douglass, 1818~1895)이다. 흑인의 몸으로 미국의 노예 폐지론자이자 여성 인권 옹호론자로 활동했으며, 19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연설가, 작가 중 한명이었다. 1845년 자서전 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고, 1847년 반노예 운동을..
요즘 BREXIT 이슈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도시가 있습니다. 런던 아니죠. 바로 유럽의 심장 '브뤼셀 Bruxelles'입니다. 브뤼셀은 화려한 역사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20세기 현대사에서 유럽 평화를 위해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수행해 왔습니다. 브뤼셀에는 유럽을 상징하는 중요한 2개 국제조직의 본부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북대서양조약기구 NATO(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 본부이며, 다른 하나는 유럽연합 EU(European Union)의 유럽 이사회입니다. 전자는 20세기의 균형추로 기능했고, 후자는 21세기의 신대륙을 꿈꾸었죠. 그래서 온갖 국제기구와 외교관, 시민단체들이 이곳에 모여 있습니다. 5월에 벌어진 국제공항 테러도 이런 상징성에 대한 테러..
BREXIT를 풍자한 5월초 KAL의 만평 결국 영국이 EU를 떠나기로 결정했습니다. 전혀 상상하지 못한 결과입니다. 역사적으로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그 용단에 박수를 보냅니다. 정말 과감하네요. 이렇게 외면할 수 없는 복잡한 국제이슈를 마주하면 늘 한 사람이 먼저 떠오릅니다. 바로 영국 The Economist의 만평가 칼 KAL(Kevin Kallaugher)이죠. 그의 한 컷 만평을 보고나면 복잡한 이슈들이 의외로 단순명료해집니다. 한 컷의 시사만평의 힘은 실로 대단하죠. 에이코믹스 연재를 시작할 때 제 작은 목표는 원고료를 모아 칼의 작품집을 사는거였습니다. 원서 가격은 $35였는데 계산을 잘못해 50만원으로 인지하고 있었죠. (웃프지만 그래서 열심히 일했답니다 ㅠㅠ) 우여곡절 ..
3월 휴간에 들어간 에이코믹스가 결국 사라졌다. "서버에 연결할 수 없습니다."라는 메시지로 보건대 최소한의 사이트 유지관리조차 이어가지 않기로 한듯. 내부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수 많은 이들이 참여했던 2년간의 기록이 그렇게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 버리니 안타까움을 넘어 화가 날 지경이다. 김한민의 의 무이처럼 내가 좋아하는 공간은 모두 사라지고 마는 그런 느낌이다. 에이코믹스에 머물렀던, 이제는 수취인 불명의 지난 리뷰들을 하나씩 다시 기록한다. 마지막 리뷰라 너무나 애틋했던 던전시트콤 으로 시작한다. 우엉우엉 던전밥 (2권) 쿠이 료코 Ryoko Kui, 소미미디어, 2016, 각 7,000원 여자가 이슬만 먹고 살 수 없듯, 모험자들도 경험치만 먹고 살 수 없다. 모험자 일행 ..
요즘은 오로지 '삶'만을 생각하려 애씁니다. 더 나은 삶도 아닌, 더 멋진 삶도 아닌 오로지 '삶' 그 자체에 귀 기울이려 애씁니다. 하지만 좀처럼 삶은 정체를 드러내지 않네요. 엠마뉘엘 르파주의 으로 체르노빌 30주년을 되새기고, 옥시 가습기 사건에 분노하고, 한강 누님의 맨부커상 수상에 환호하다가도, 미세먼지와 해운 산업의 구조조정으로 또다시 시계 제로... 이런저런 사건사고가 켜켜히 쌓여갈 수록 삶의 생생함은 점점 멀어지는 것만 같습니다. 그래도 비스와바 누님이 계셔서, 잠시나마 정신 차리고 하늘을 한번 올려봅니다. 그러면 시대를 관조하는 그녀의 시선이 시공간을 넘어 전해지는 듯 합니다. 비스와바 심보르스카(Wislawa Szymborska, 1923-2012) 누님의 (2007, 문학과 지성사, ..
" 진실을 말하라, 거짓말하지 말라, 덮으려고 하지 말라, 나쁜 소식은 직접 제기하라, 그것도 되도록 자신이 먼저 제기하라, 그것도 자신의 언어로 설명하라. " - 美 백악관 공보 라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원칙 p.231 위기관리는 시니어 홍보인들이 결코 피해갈 수 없는 영역이다. 단순 사건사고일 경우엔 비교적 기응변식 대응이 가능하다. 임기응변식 대응은 대기업이 강하다. 리소스가 많기 때문이다. 이른바 물타기식 보도자료 배포가 대표적인 예다. 마케팅팀이나 사회공헌팀의 리소스가 동원된다. 하지만 손실 피해 발생이나 불법 발생의 경우는 차원이 전혀 다른 문제가 된다. 이 때는 기본적으로 법무팀의 영역이 된다. 굳이 법무팀이 개입되지 않더라도 비즈니스상 서비스나 제품 품질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경우 이에..
좌우를 둘러 보며 피터를 찾는 챠오 (무너지는 하늘 中) 2월 뉴스페퍼민트는 "NPR이 추천하는 매력적인 미국 웹툰"이라는 글을 통해 미국의 주목할 만한 웹툰 세 편을 소개했습니다. 스튜어트 캠벨 Stuart Campbell의 , 댁스 트랜-카페 Dax Tran-Caffee의 , 미나 선드버그 Minna Sundberg의 가 그 주인공입니다. 하나 같이 개성넘치고 실험적인 작품들인데요, 그 중 에 대한 짧은 리뷰 먼저 올립니다. NPR은 을 "대조적인 것의 모음집"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정말 함축적이면서도 적절한 표현이 아닌가 싶습니다. 작품은 거대한 사건이 인물들을 몰아가는 방식이 아닌, 각각의 사연을 품은 물건들의 이야기를 추적하는 옴니버스 방식을 채택합니다. 주인공 챠오 Qiao는 말하죠. "새로운 ..
by Angie Wang 3월 27일 부활절 예배가 있던 날, 파키스탄 라호르 Lahore에서 탈레반 극단주의자의 자살 테러가 있었다. 장소는 가족들의 나들이 장소인 이크발 공원. 아이와 여성을 가리지 않은 무차별 테러였고 사망자만 70명, 부상자는 300명이 넘었다. 작가 사라 엘르아자르 Sarah Eleazar는 NYT 오피니언 기고를 통해 파키스탄 교회의 침묵과 극단주의자들에 대한 미온적 대응을 강하게 비난했다. 그녀의 격렬한 글과 대비를 이루며 일러스트레이터 엔지 왕 Angie Wang은 테러로 스러진 아이들의 빈 자리를 그네의 움직임으로 표현했다. 한 편은 폭발하는 분노에서, 다른 한 편은 차오르는 슬픔에서 함께 '공포'를 말하고 있다. 감동적인 작업이다. Yet the psychological..
피곤이 역력한 곶감이사님 " 에이코믹스가 휴간합니다. " 2년 6개월여의 시간 동안 세상의 모든 만화에 대해 이야기를 해온 에이코믹스가 당분간 휴간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동안 에이코믹스를 사랑해주신 독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일단 물러가지만 언젠가는 다시 독자 여러분과 만날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To. 에이코믹스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세기의 대결로 전세계가 흥분을 감추지 못한 날, 담담하게 아주 차분하게 에이코믹스는 휴간을 발표했습니다. 수석에디터님의 예고로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막상 공지를 확인하자 차오르기 시작하는 그 먹먹함은 무엇으로도 표현이 되지 않더군요. 제게는 3월 9일 하루, 전세계에서 벌어진 어떤 사건보다도 큰 사건이었습니다. 에이코믹스의 휴간에 부쳐 그 간의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