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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피어나는 소리
10월만 해도 유가는 배럴당 $80 선에 머물것으로 예상됐습니다. 골드만삭스 Goldman Sachs는 2015년 상반기에나 WTI가 $75, 브렌트유가 $85에 다다를 것으로 전망했었죠. 하지만 유가 하락속도는 예상치를 벗어났습니다. 11월 이미 $70 구간을 지나고, 12월 첫날 WTI(美 서부텍사스산원유)는 $66을 찍었습니다. 12일 WTI는 $60를 또 다시 돌파 $57.81를 찍었습니다. 유가는 폭주기관차처럼 우하향 곡선을 그리며 미친 듯이 추락하고 있습니다. 정말 내년 상반기 배럴당 $40가 실현되는 걸까요? 이에 대해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가 OPEC, 골드만삭스, IEA 등의 소스를 빌어 현재 벌어지고 있는 구조적 전환(structural transition)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습니다. ..
12월 1일, 첫눈 같은 소식이 날아왔습니다. 세 명의 YTN 해직기자가 '복직' 출근을 했다는 것이었죠. '해고'라는 단어만 빼곡히 늘어선 시대에 한 줄기 빛과 같은 뉴스였습니다. 대법원 판결의 안타까움도 조금이나마 누그러지는 듯 하더군요. 복직한 주인공은 정유신 기자, 권석재 기자, 우장균 기자입니다. 2일, 뉴스타파는 세 기자의 복직 출근을 5분 분량의 영상으로 소개합니다. 기자 앞의 '해직'이라는 수식어가 '복직'으로 바뀌는 기념비적인 순간을 놓치지 않았죠. 인상적인 부분은 동료의 복직을 환영하는 YTN 후배 기자들의 인사였습니다. "선배들 돌아오셨을 때 그 자리에 내가 서 있어야겠다. 그 생각 하나로 꾹꾹 버텼다." 황 기자의 말에는 울림이 있었습니다. 몇 마디 말만으로도 밖에서 싸우는 해직기자..
최근 벌어진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 사건을 보고 있노라면 CA(Cabin Attendant, 항공 객실 승무원) 본연의 역할이 무엇일까 생각하게 됩니다. 땅콩 과자를 제공하는 것이 (대졸) 승무원의 역할은 아닐텐데요. 장거리 노선이 늘어나면서 하늘 위의 호텔급 서비스 제공이 차별화된 경쟁력이라 생각하는 게 국내 대형항공사의 현주소인 듯 합니다. 그건 서비스를 이용하는 우리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항공 서비스가 처음부터 고객 환대 중심이었을까요? 일본 최초의 저가항공사(LCC, Low Cost Carrier)의 탄생 스토리를 다룬 일본 드라마 (2013)는 이 부분을 아주 잘 그려내고 있습니다. 일본은 2010년 일본항공(JAL)의 파산을 경험했습니다. 2012년, JAL은 우여곡절 끝에 새출..
현대 정치사상 거장 한나 아렌트 Hannah Arendt(1906-1975, 독일출생 유태계 미국인)는 의 '악의 평범성'이란 개념으로 유명세를 얻었지만, 앞서 출간된 이야말로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통찰과 지혜가 가득 담겨있습니다. 노동과 작얼을 구분해낸 그녀의 날카로운 집도는 노동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오늘날 우리가 처한 곤경과 그 근원을 파헤칩니다. 아렌트는 '노동'에서 출발합니다. 그녀가 바라보는 '노동'은 생존의 긴박성과 필연성에 갇혀 오히려 초라해 보일 지경입니다. 그런 평가가 노동하는 모든 사람을 평가절하하고 무기력하게 만들 수도 있지만 바로 그 적나라함이 그녀가 '노동'의 다음 단계인 '작업'과 '행위'로 나아가는 당위와 힘의 원천이기도 합니다. 노동이 생존을 위한 긴박성이..
Yale Collection of Musical Instruments 전경 2014년 기준, 美 예일대 음악대학은 미국 음대 순위 1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클래식 및 현대 음악 중심으로 약 13개 앙상블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Top 3라는 예일대 명성에 견주면 훌륭한 순위는 아니지만 예일대 음대는 전통이라는 측면에서 영향력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예일대 음대의 음악에 대한 헌신과 노력은 오랜 전통만큼 악기와 음악 관련 자료에 대한 방대한 자료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 있습니다. 1701년 목회자에 의해 설립된 예일대는 인문사회에서 출발해 음대는 1894년에 7번째로 개설합니다. 그리고 이 때부터 학교 특유의 학문적 기질을 발휘해 음악 도서관(the Irving S. Gilmore Music Library, B..
2014.07.08 "해수의 아이" @삼일해물찜, 불광 by 우엉군 가끔 그런 생각을 합니다. 나는 블로그를 통해 누구와 이야기하려는 걸까... 하는 생각을요. '수신자'를 특정하지 못하니 글을 쓰는 나 자신도 '송신자'를 특정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글은 정보만 담은 채 시간을 터널을 쓰윽 빠져나갑니다. 관계를 맺지 못하고 대화도 불러 일으키지 못하는 무색무취의 글입니다. 쓸모 없는 짓이라고 생각한 적도 많았지만 계속 해 올 수 있었던 것은 결국 '전진하고자 하는 마음'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뚜렷한 방향은 없지만 머물러 있을 수 없는 마음에 관심사를 하나하나 기록하다보니, 겨우 자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낯선 시간, 낯선 장소, 낯선 만남'이란 키워드의 주머니를 마련할 수 있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
건강검진차 머문 병원에서 9월호를 뒤적이다 멋진 예술가 한 분을 알게 됐다. 유네스코 UNESCO에서 동양인 최초로 도자기 전시회를 열었다는 신경균 도예가. 마치 숨은 보석이라도 찾아낸 듯 설레고 흥분되는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관련 자료들을 후다닥 서치하다 신경균 도예가가 운영하는 '장인요'와 이번 전시회를 후원한 LH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속 어록을 아래에 옮긴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글이 최고. 최혜경 기자의 '파리에 뜬 달. 항아리'을 직접 읽어보시기를 권한다. 도예 작업에 대한 깊은 이해가 담긴 정말 아름다운 글이다. 우엉우엉 신경균 도예가의 '달항아리' A journey to Paris: Preparing Shin Gyung Kyun's exhibition "아버지가 도자기는 나의 종교이다라고 말..
By Gregorio Borgia, AP 8월, 좀처럼 글을 쓸 수 없었다. 휴가 시즌에 개인적인 일로 가득했기도 했지만 핵심은 좀처럼 진전이 없는 국가적 재난 '세월호' 때문이었다. 사무실에 앉아 일하고 있었지만 여전히 십자가를 지고 순례하는 유가족, 목숨을 걸고 단식을 이어가는 유가족의 소식으로 마음이 편치 않았다. (4월 16일 세월호 참사로부터) 138일이 흘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세월호는 잊혀지긴 커녕 오히려 깊숙히 가라앉아 가슴에 돌처럼 박히고 말았다. 다른 사고처럼 또한 무뎌질거라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이제는 알 것 같다. 우리는 결코 세월호에서 자유롭지 못 할 것이라는 것을. 월드컵과 김연아가 시대의 축복이었다면 세월호는 또 다른 대칭점으로 시대의 좌표 상에 위치하게 될 것이다..
지난 6월 28일, 지역재생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지역을 살리는 힘, 사회적경제"라는 주제로 이 열렸다. 녹번동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개최된 이번 행사에는 토요일 오후 황금시간대에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약 50 여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젊은 청년층도 많았지만 중간중간 머리가 희끗희끗 하신 분들이 박수와 함께 호응을 보내주는 모습들이 인상적이었다. 이은애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은 런던 지역재생 현장 방문기를 통해 '공간자산활용(Asset Management)'이라는 재밌는 컨셉을 소개했다. 서울시가 이행하려는 사회적경제 2 단계의 핵심 컨셉으로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지역의 자산으로 발전시켜나간다는 개념. 사회적경제 주체인 기업가, 조합, 예술가, 그리고 지역사회가 낡은 건물이나 외진 공간을 직접..
지난 한 주, 모처럼 다시 살아보고 싶다는 격렬한 두근거림을 느꼈다. 발원지는 레진코믹스 채용공고. 친구 녀석이 보내준 레진코믹스 채용공고로 근무시간에도 불구하고 십여분을 카톡 토론이 오갔었다.ㅎ 진지하게 생각하고 생각해봤지만 당분간 몇년은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아쉬움은 서랍에 고이 넣어 두는 것으로 결론내렸다. #1. 레진코믹스 - 직업 만화가의 새로운 교두보 정말 기뻤던 건 채용 공고만으로 '바로 여기야!'라고 말할 수 있는 회사가 한국 만화계에 등장했다는 사실이다. 사실 작년 6월에 창업해 올해 겨우 1년을 넘긴 스타트업이 뭐 그리 대단하냐고 웃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한국 만화계에서 레진코믹스(LEZHIN COMICS)의 탄생은 네이버나 다음 웹툰 이상으로, 아마존의 만화 유통회사 인수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