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어제까지의 세계/낯선 만남 (31)
구름이 피어나는 소리
우리는 춤추고 노래합니다. 노래에 온전한 바람을 담아 영원한 아름다움과 사랑을 찬미합니다. 너는 푸른 꽃의 잎사귀와 같아 부적을 지니고 나쁜 시선들을 물리쳐 쉼없이 방랑하는 삶이지만 그렇게 힘들지만은 않습니다. 길에는 아름다운 꽃이 가득하고, 길을 걷는 사람들은 깨끗한 구두를 원하니까요. 그리고 음악이 필요한 자리는 세상 어디에나 있으니까요. 음악은 우리의 정신입니다. 할아버지는 늘 말씀하십니다. 부디 자유롭게 살라고. 수천개의 꽃잎이, 푸르른 꽃잎이 22일이 되어 드디어 생명의 시간이 돌아왔구나 자유롭게 살거라 푸르른 전원의 꽃잎이여 집이 있다고 해서 우리의 음악을 집 안에 가둬 둘 수는 없습니다. 바이올린이 인사를 건네면, 이웃 피리가 답하죠. 그렇게 마을 한 귀퉁이에 자리를 잡으면 맛있는 요리냄새와..
리들리 스콧 Ridley Scott 감독의 1985년작 는 스토리면에서는 기대 이하였지만 연출적인 측면에서는 거의 교과서나 다름없는 작품. 메인 테마인 '순수함'을 극대화하기 위해 캐릭터, 장소, 시간적 측면에서 계속 대칭점들을 이용한다. 특히 계절적 요인으로 봄(?)과 겨울을 대비시켰고, 판타지적인 영상미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도 대기를 꽃가루나 눈발로 꽉 채우는 연출들을 쉼 없이 이어간다. 공주 릴리 (미아 사라 Mia Sara) 잭 (톰 크루즈 Thomas Cruise) 인상적이었던 것은 검프라는 요정이 출현하는 장면. 아이의 모습을 하고 수수께끼를 맞추지 못하면 죽음의 연주를 들려주겠다는 장면에서 대기는 비눗방울로 채워진다. 죽음을 얘기하는데 비눗방울이 둥실둥실... 그것도 한 겨울에... 그 모습이..
어느날, 남편이 출근 길에 죽고 싶다고 말한다면 그런 그에게 무슨 말을 해 줄 수 있을까요? '마음의 감기'라고 불리는 우울증은 예고 없이 찾아와 야금야금 마음을 좀먹습니다. 무기력, 회한, 대외기피... 자신감은 끝없이 추락하고 자신의 존재의의는 고사하고 밥먹는 것조차 죄스럽습니다. 최악의 경우엔 자살까지 치닫게 되죠. 제게도 몇 번의 백수 시절, 좀처럼 떨쳐지지 않는 패배감과 우울함으로 매일 저녁 처절한 사투를 벌여야했던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이런 때 가장 필요한 것은 결국 가족의 믿음입니다. 영화 는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듣고 싶은 말들로 가득합니다. 음... 거기까지는 아니더라도 회사원이라면 하나둘쯤 아내에게 건네받고 싶은 표현들이 담겨있죠. 작은 위로, 칭찬, 격려, 지지, 응원 등..
꽤 오래 인터넷 라디오를 찾아다녔다. 인터넷이 모바일을 만나기 전 데스크탑 시절, 하루에 몇 차례씩 찾아 들었던 stoneradio 같은 서비스가 너무나 그리웠다. 그리고 iPhone을 통해 드디어 만났다. 8트랙스 8tracks. 8tracks : 웹사이트는 물론, iPhone & Android 모두 지원 8tracks의 사용법은 간단하다. 자신이 듣고 싶은 상황이나 감정의 키워드 두 개를 조합하면 그 키워드로 만들어진 믹스 앨범 mixed album이 쫙 펼쳐진다. 앨범들 중에서 마음에 드는 앨범 타이틀이나 라벨을 보고 선택하면 자동 플레이 (스트리밍 서비스만 제공한다). 기본 8곡이고, 페이스북 아이디를 통해 이용할 수 있는만큼 다른 미디어로 공유하는 것도 손쉽게 가능하다. Christmas와 Ja..
금주 '시사IN'을 통해 인상적인 두 개의 블로그를 만나게 됐습니다. 실리콘벨리 중심의 해외 IT 소식을 전하는 '테크니들(techNeedle)'과 세계/정치, 경제/경영, 과학/교육 분야의 외신 소식을 전하는 '뉴스페퍼민트(NewPeppermint)' techNeedle 두 블로그를 접하니 블로그를 비롯한 개인 미디어들이 나아갈 방향의 한 대칭점이 보다 선명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지향점은 '글로벌 경계인'으로서 자신이 속한 세계와 시대의 '변화'를 읽고 나눌 수 있는 미디어로서 블로그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단순한 번역이 아닙니다. 옥석을 가리는 눈썰미와 씹어먹기 좋은 사이즈로 다듬는 세련된 기술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뉴스페퍼민트'의 주제/수량/분량/시간에 대한 엄정한 약속은 정말이지 페..
이 금요일 아침, 바다를 듣지 못하는 사람이면 누구든지 간에, 집이나 사무실에 갇혀 있거나 공장이나 여자, 거리나 광산 또는 메마른 감옥에 갇혀 있는 사람이면 누구든지 간에 나는 그에게 왔다, 그리고 말하거나 보지 않고 도착해서 그의 감옥문을 연다, 희미하나 뚜렷한 동요가 시작되고, 천둥의 긴 우르릉 소리가 이 행성의 무게와 거품에 스스로를 더하며, 바다의 신음하는 물흐름은 물결을 일으키고, 별은 그 광관光冠 속에서 급속히 진동하며, 바다는 파도치고, 꺼지고, 또 파도치기를 계속한다. 그리하여, 내 운명에 이끌려, 나는 바다의 비탄을 듣고 그걸 내 의식에 간직해야 하며, 거친 물의 굉음을 느끼고 그걸 영원한 잔에 모아, 그들이 수감되어 있는 데가 어디이든, 그들이 가을의 선고로 고통받는 데가 어디이든 나..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You are the apple of my eye (2011) 왜 차우의 대사를 듣고 대학시절 은사의 말이 생각났는지 모르겠다. 국가와 정의를 위해 일하거라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다. 대학시절 '영화와 정치' 강의 시간, 교수님은 우리에게 "진정한 정치를 하려면 영화를 만들어라."라고 말씀하셨었다. 미국 영화들로 권력분립, 민주주의, 현실주의, 리더십 등을 배워가던 그 시절, 난 교수님이 말씀하신 영화란 왝더독, 굿모닝 베트남, JFK 등 타입의 영화일거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웬걸... 에서 범인으로 의심가는 친구 이름을 적어내라는 교관의 지시에 저항하는 차우의 모습에서, 뒤늦게 그 시절 교수님이 전하려했던 마음의 다른 한 면을 발견해버리고 말았다. 구파도 감독은 '인생에는..
전 기본적으로 진실과 용기를 강조하는 영화에 퍽 호의적인 편입니다. 영화 는 개봉 당시부터 찜해 두긴헸지만 워낙 메시지가 뻔할 것 같아 손이 가질 않았는데... 생각보다 여운이 맴도는 영화였습니다. #1. 용기를 가져야 하는 세대 "용기는 세대를 거듭하기도 한단다. 우리 집안을 자랑스럽게 해줘서 고맙다." 영화 는 인종차별에 대한 영화로 시작합니다. 이제는 너무나 당연해보이는 그 시대의 편견을 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영화는 말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결혼, 출산, 양육이라는 기대역할에 갇혀 있는 여성의 경우엔 세상과 맞서기도 전에 가족에게 발목 잡히는 것이 비일비재하죠. 그래서 영화의 가장 큰 울림은 주인공인 스키터의 엄마의 대사에 담겨있습니다. 미국에서 존경받는 여성이었던 엄마는 본인이 살아온 삶과 ..
위로, 치유, 힐링이 화두가 되어버린 시대. 그리고 그런 가치를 아무렇지 않게 사고 파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위로, 마치 편의점에서 사오는 듯한 위로로 우리의 삶이 얼마나 변화될 수 있을까요? 정치인이나 연예인들이 건네는 치유가 무슨 힘이 있을까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결국 위로도 치유도 우리 자신의 힘으로 하나하나 만들어가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혼자가 힘들면 둘이, 둘로 벅차면 넷이 하면 됩니다. 작은 모임을 만들고, 클럽을 만들면, 그런 것들이 모여 하나의 시대적 흐름이 되는게 아닐까요. 그런 고민을 하고 있는 친구들에게 영화 을 추천합니다.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은 우리가 타인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다면 세상은 변화할거라는 동화같은 믿음에서 출발합니다. 붕대클럽의 디..
#1. Daphne Koller: What we're learning from online education 오랜만에 TED를 보다가 간만에 거부할 수 없는 인물 '다프네 콜러 Daphne Koller'를 만났습니다. 그녀의 TED 강연 '우리가 온라인 교육에서 배우고 있는 것 What we're learning from online education'은 단순히 전세계 어디에서나 미국 명문 대학의 강의를 본다는 접근을 넘어서서, 최악의 실업률, 장기 경제침체, 개선되지 않는 전세계 이슈에 대해 교육 자체에 던지는 근본적인 질문을 담고 있습니다. 다프네 콜러 Daphne Koller 그녀는 강연 중 수차례 '학습 전략 Learning strategy'을 언급합니다. 좋은 일자리를 위해, 더 나은 커리어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