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어제까지의 세계/낯선 만남 (31)
구름이 피어나는 소리
영화를 세 번 보고서야 알았습니다. 이 영화가 두 명의 김씨 이야기라는 것을... 는 소재, 공간, 연출모두가 기가 막힌 영화였지만 그 중에서 가장 특별했던 건 배우 정려원의 재발견이 아닌가 싶습니다. 정려원의 체구, 분위기, 표정, 눈빛 모두가 '여자 김씨'를 아주 매력적인 캐릭터로 만들어 주었죠. 물론 여자 김씨라는 캐릭터는 배우 정려원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이 점이 영화 의 아주 치밀하고 사랑스러운 부분입니다. 여자 김씨의 공간은 남자 김씨의 밤섬 이상으로 특별한 공간입니다. 자물쇠, 침대로 사용되는 뾱뾱이, 방 한구석을 채우고 있는 콘슬로 통조림, 한 벽면을 가득 채운 달 사진, 창 밖을 엿보는 망원 카메라, 그리고 컴퓨터... 공간은 여자 김씨 그 자체죠. 재밌는 건 역시 그녀의 취미. 일년..
볼 때마다 구석구석을 재발견하는 영화들이 있습니다. 저런 장면이 있었구나, 아 그래서 그 소품을 썼었구나... 스스로 발견하는 기쁨을 주는 아주 불친절한 영화들말이죠. 볼수록 새롭고 애정이 쌓이는 그래서 데자뷰를 보듯 어떤 풍경이나 물건에서 자연스레 그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 그래서 장면 하나하나를 모조리 오려붙여 놓고 싶은 멋진 작품. 오늘로 세 번째 영화 를 봤습니다. 무엇보다 영화 를 좋아하는 이유는 무거울 수 밖에 없는 주제를 유쾌하고 아름답게 그려냈다는 점입니다. 누가 자살미수자와 은둔형 외톨이(히키코모리)의 이야기를 나 좋다고 돈내고 보러갈까요. 감히 말하건대 배우 정재영이 아니었다면 '응애' 울음소리조차 낼 수도 없었을 겁니다. 이를 의식한듯 영화도 남자 김씨(정재영)의 이야기로 시작됩..
처음 영화 를 보니 그제서야 다이고 시골집과 목욕탕, 그리고 수많은 이별의 표정들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오랜만에 이 영화를 다시 보게 된 건 이란 경영지침서 때문이었습니다. 랜디 코미사 Randy Komisar가 실리콘벨리에서 한 스타트업 기업가의 사업 모델을 검토하는데 그 사업이 마침 장례업이었죠. 장례업에 대한 철학, 가능성, 그리고 그 순수함에 대해 고개가 끄덕여질 무렵 문득
"자신이 평생해온 게임에 대해 놀랄만큼 무지하다. - 미키 맨틀" 아론 소킨 Aaron Sorkin 따라잡기, 그 두 번째. 오늘은 최근작인 을 봤습니다. 예전부터 팀장님이 보라고 입이 마르게 추천했던 작품인데... 결국은 뉴스룸 때문에 보게되었네요 ㅋ 영화 초반에 "문제가 뭐죠?"란 빌리 빈 단장의 질문에 피식 웃음이 나오더군요. 과연 아론 소킨...ㅎㅎ 어느 작품에나 그는 문제 정의에서부터 출발합니다. 예전에 아내가 아론은 꼭 사회학자 같다고 했었는데, 그 의미를 알 것 같았습니다. 스타 플레이어 중심의 현 시스템에서는 도저히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빌리는 피터의 조언에 따라 승리 조건을 재규정합니다. 'A 포지션에는 누가 최고지?'라는 질문 대신 '평균 출루율이 높은 선수는 누구지?'라고 묻는거죠. ..
영화 (2009)를 봤던 날의 청량함은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한 밤 중에, 한 줄기의 상쾌한 바람이 가슴을 뚫고 지나가는 느낌이었죠. 료마를 만났을 때와는 아주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이대로의 당신도 훌륭합니다'라고 서로에게 웃으며 말하며 살아갈 수 있는 부부란 실로 아름답지 않은가... 생각했습니다. 우엉우엉. # 1. 미사와 이헤에 사람에겐 실수라는 것이 있으니까요. 게다가, 인간은 모두... 슬프니까요. 이제 용서하고 화해를 하는게... 가난한 자는 서로가 의지니까요. 자신의 욕심을 채워서는 살아가기 힘든 거겠죠. 안 됩니다. 칼은 사람을 베는게 아냐. 바보같은 자신을... 아니, 자신의 바보같은 마음을 잘라버리기 위해 쓰는 것입니다. 상냥함은 때로 타인을 상처주는 것이군요. 강한 분도 어려운 ..
세상을 만나고, 그 만남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는 가장 근사한 방법은 '여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길위에서 많은 것을 만나고 배우고 또한 성장할 수 있었으니까요. 여기 근사한 학교가 있습니다. 길 위에서 세상과 사람을 만나고 그 경험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고 이웃을 돌아보는 힘을 기르는 것을 추구하는 여행학교, '로드스꼴라(Roadschola)'가 바로 그 곳입니다. 로드스꼴라는 공정여행 사회적 기업 '트래블러스맵'(Travelers' Make aan Amazing Planet)이 2009년 설립한 비인가 대안학교로, 학생들이 다양한 여행프로젝트와 접목한 학습을 통해 길 위에서 철학과 역사, 인문학을 만나고 다른 문화와의 관계맺기를 통해 경계를 넘나드는 세계인으로 성장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고 있습..
밀수 성공에 배팅할까, 실패에 배팅할까? 그도 아니라면? - 마닐라 Manila (2005) 1. 구루피플스에서 진행된 세 번째 시간. 이 날 우리는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게임에 특별한 시공간과 스토리를 부여하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누군가는 만화 스토리를, 누군가는 숲을, 또 누군가는 해전을 빌려왔죠. 한 사람이 발제를 하면 김형철 선생님과 한 자리의 동료들이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붙였다 떼었다 합니다. 혼자의 보물로 아껴두려했던 작은 아이디어가 다양한 시선들 덕분에 점차 발전해 나갑니다. 창의력이란 이런 공동작업을 통해 그 생명력을 키워가는거구나...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답니다. 창의력 커뮤니티란 재미있는 활동입니다. ^^ 2. 오늘의 보드게임은 (2005). 필리핀 마닐라 항구에서 4가지 상품을 전..
'카멜롯의 그림자' 티저 광고 일러스트 (by Day of Wonder 社) 1. 구루피플즈에서 진행된 '보드게임 만들기' 두 번째 모임은 과제 발표로 시작됐습니다. "이런 게임이 있었으면 좋겠다." 저마다 평소에 막연히 품고 있었던 아이디어를 풀어냅니다. 1인용에서 처갓집까지, 윤리에서 직업체험까지 자신의 업과 삶의 환경에 따라 다양한 소재들이 콸콸콸 흘러 나옵니다. 발표를 모두 마치자 게임 컨설턴트 김형철 선생님께서 놀이와 게임 속성의 차별점을 간단히 정리합니다. 놀이란 자기만의 시공간과 규칙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야지 도구가 되어서는 놀이로서 기능하기 어렵다는 점. 이러한 놀이에 '승패'가 존재할 때 비로소 '게임'이라 할 수 있다는 것. 게임이란 그 메카니즘에 따라 또..
온오프믹스(ONOFFMIX)에서 알게 된 커뮤니티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지도 벌써 3주째. 처음엔 "호오... 정말 가능할까?"하고 덥썩 물었다가, 구루피플스(GURU People's)란 회사의 정체에 반신반의하며 시작한 활동이었는데, 이제는 어느덧 매주 화요일 저녁을 손꼽아 기다리는 열혈 1인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 1. 첫 모임은 유쾌한 구루피플스 김익성 팀장님의 오리엔테이션으로 시작됐습니다. 10명 내외의 참가자들이 서로를 소개하고, 각자가 모임을 통해 기대하는 바를 밝힙니다. 저는 이렇게 말했던 것 같습니다. "이제 단순히 소비하는 삶이 지겹네요, 가능하다면 직접 뭔가 만들어 보는 활동을 해보고 싶습니다"라고 말이죠. 풋내기가 거창했네요 ㅋ 김익성 팀장님에 이어 게임 컨설턴트(?) 김형철 ..
2주만에 또다시 포럼을 찾았습니다. 이번에는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와 경제인문사회위원회가 주최한 . 주제는 최근 국가 최고이슈인 '공생발전 Shared Growth'이었습니다. 1. 국가적 이슈를 다루고 있는 만큼 굵직한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연아 마틴 Yonah Martin 캐나다 종신 상원의원, 빔 콕 Wim Kok 전 네덜란드 총리, 크리스토퍼 피사리데스 Christopher A. Pissarides LSE 교수, 정운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 등등. 세션은 개막좌담회 외 총 3개 세션으로 구성되었습니다. 각 세션은 연사별 10분 발표, 전체 발표후 4분 의견 개진, 이후 floor 질의응답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주제가 워낙 광범위한만큼 질문들 또한 초점이 제각각이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