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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피어나는 소리
지난 주 가장 친한 친구 중 하나가 카페를 열었다. 사람들이 커피 시장에 뛰어드는게 더이상 수익성이 있겠는가란 질문을 던지고 있을 때, 그 친구는 과감히 출사표를 던졌다. 거의 1년 가까운 시간은 이런저런 커피숍을 찾아다니고, 자신이 오픈하려는 동네의 카페들에 진을 치고 상권을 분석하고는 끝내 자신만의 가게를 열었다. 브랜드 프랜차이즈라 자신의 색깔을 입히는 것에 한계가 있다고 말하지만 그래도 하나의 세계를 직접 만든다는 것은 익숙한 일상을 새롭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다. 일과가 끝나는 밤과 매일 새롭게 태어나는 아침, 공간을 채우는 빛과 소리, 사람들의 반응과 새로운 가능성들... 친구는 분명 세계의 질감을 하나하나 새롭게 만져보고 있음에 틀림 없다. 오늘 아침 자주 들르던 카페에서 쥬스를 시키고 ..
Road crashes now kill 1.3m people a year, more than malaria or tuberculosis. On present trends, by 2030 they will take a greater toll than the two together, and greater even than HIV/AIDS. The vast majority of victims die in poor and middle-income countries—1.2m in 2011, compared with 99,000 in rich ones. ... Most crash victims are boys and working-age men. Their death or maiming leaves families..
Stephan Kippe of Commerzbank says that at least under Mr Heitmann the company has built a promising suite of products; what it needs now is a disciplined manager to cut costs. That is where Mr Zachert comes in: Mr Kippe thinks that whereas the departing boss talked of shedding 1,000 or so jobs (of a total workforce of 17,500), the new chief will be more “radical”. He will need to be. The German ..
DEPARTURE OF THE WINGED SHIP, Vladimir Kush 5년 전 결혼 후 첫 이직을 마음 먹었을 때, 그 동안 막연하게 누려온 자유가 굉장히 현실적이고 버겁게 느껴졌다. 당시 아내는 새로운 길을 향해 막 떠났을 무렵이었고, 나는 부양의 의무와 마지막이 될지 모를 도전의식 사이에서 고민할 때였다. 결과적으로 나는 내가 잘 할 수 있는, 걸어온 길을 다시 걷게 되었지만, 그 짧은 방황을 통해 '자유'란 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한 과제인가를 가늠할 수 있었다. 자유란 무엇이고 그 조건은 무엇인지 묻고 답하는 몇 년의 시간이 있었고, 나는 나름의 답에 다가갔다. 하지만 이제 겨우 몇 개의 조각을 모았을 뿐 여전히 찾고 실험할 것이 많다. 주저 앉지 않기 위해, 계속 ..
"루이, 솔직히 네 성적 환상에 좀 실망이다. 너무 진부하잖아!" 뒷표지의 이 한 마디에 캐나다 만화가 '지미 볼리외 Jimmy Beaulieu'의 (2013, 미메시스, 이상해)를 구매했다. 완전 충동 구매였다. 단지 나는 여주인공 코린이 보여줄 성의 세계가 너무나 궁금했다. ㅠㅠ 하지만 불과 몇 페이지를 넘기고 나는 낚였음을 인정해야 했다.하지만 기분 좋은 낚임이었다. 그곳은 환상적인 성의 세계라기 보다는, 무엇에도 구속받지 않는 자유로운 선들과 충동적인 색채들이 난무하는 자유의 세계였다. (물론 일부 깜짝 놀랄만한 컷들도 있지만) 펜과 수채, 그리고 색연필이 거리를 두지 않고 경쾌하게 넘나들고 펜 사이로 음악이 가득하다. 그 자유로움과 아름다움이 내 만화의 지평을 한순간에 기분 좋게 넓혀 주었다. ..
예전에 한 소설책에서 '어깨는 그 사람의 영혼'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정확한 기억도 아니고 검증된 사실도 아니지만, 다부진 일자 어깨와 쳐진 A자 어깨가 세상을 마주하는 자세가 다른 건 알겠다. 어깨에 힘 빡주고 정면돌파하는 게 우리네 인생이기에, 어깨 힘 다 빼고 느긋하게 자기 방식대로 흘러가는 사람을 만나면 정말 신기하고 부럽다. 어제 영화 (2013)에서 만난 '릴리 프랭키 Lily Franky'가 그랬다. 영화 에서 주인공 일류대기업 아버지 료타(후쿠야마 마사하루)의 대칭점에 위치했던 전파상 아버지 유다이(릴리 프랭키)는 아버지 상에 대해 많은 질문을 던지는 인물로 나온다. 작은 집에 여섯 식구가 모여사느라 빡빡한 생계를 이어가지만, 연날리기, 낚시, 일광욕 등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며 ..
돌아보면 올해는 대학시절 만큼이나 많은 음악을 들었던거 같다. 출퇴근 길은 물론, 사소한 개인 작업이나 오전 근무 때에도 집중하기 위해 귀에 이어폰을 꼽고 있었다.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는 음악을 만난다는 것은 좋은 친구나 책을 만나는 것 만큼이나 근사한 인연이다. 그래서 올해는 특별히 올해의 음반을 정리해 둔다. #1. KODALINE , Rock, 2013 올해 나의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음반은 아일랜드 락 밴드인 KODALINE. 교보문고 핫트랙에서 처음 만난 KODALINE의 는 음색 특유의 탁 트인 시원함과 밤거리를 휘젖고 다니는 듯한 사운드와 가사로 산만한 정신을 맑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특히 좋았던 곡은 All I Want, The Answer. 가사를 하나하나 음미해 보면 특히 좋다..
오피스 지구가 아니면 오전 8시에 문을 여는 카페는 흔하지 않다. 카페가 밀집한 북촌 계동에서 만난 카페 DCC(Couble Cup Coffee,더블 컵 커피)의 첫인상은 '아침을 여는 부지런한 카페'였다. 심플한 메뉴. 아침을 해결하려고 샌드위치 세트(7,500원, 레귤러)를 먹으려 했는데 빵이 9:30에 배달된다고 해서 스콘(2,500원, 2개)과 아메리카노(3,600원)을 주문했다. 아메리카노 사이즈가 정말 더블컵;; 더블컵 사이즈라 다 마시기도 전에 커피가 식어버리는데 식은 뒤에도 풍미가 진하게 살아있어서 꽤 마실만 했다. 독특한 간판과 입구만큼이나 내부 인테리어도 볼 만하다. 전체적으로 클래식 기차를 나무로 표현한 듯한 컨셉. 나무와 철이 잘 어우러져 젊으면서도 아늑한 느낌이 있다. 지하는 가보..
"세상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 - p.672 (에필로그) 며칠 전 우크라이나 시위대가 레닌 동상을 철거했다는 뉴스를 보며, 문득 마르크스 역사학자 에릭 홉스봄 Eric Hobsbawm이 생각났다. 모든 역사가 왕조와 통치자 중심으로 서술할 때, 역사의 관점을 아래인 민중에게로 돌려주었다는 평가를 받는 역사학자. 한 때 공산주의자였던, 끝까지 사회주의자로 남았던, 그래서 역사학의 논쟁에서 늘 대칭점을 제공했던 괴짜 에릭 홉스봄. 그의 자서전 (민음사, 2007) 중 일부를 적어둔다. 우엉우엉 #1. 유대인에 대한 입장 나는 조상들이 믿었던 종교의 관습을 지켜야 한다는 심정적 책임감을 느끼지 못한다. 한 민족이라는 이유만으로 나에게 연대를 요구하는 작지만 호전적이고 무화적으로 낙후했으며 정치적으로 공격..
지난 일요일, 윗 동네 '환기미술관'에 다녀왔다. 한국 추상미술 대가이신 김환기 화백(Whanki Kim, 1913~1974)이야 익히 알고 있었지만, 지인들이 선생님의 작품은 환기미술관에서 보는게 제 맛이라고 세뇌를 시켜서 근 1년을 벼르다 가을 나들이를 청했다. 환기미술관은 형형색색의 단풍들로 둘러 쌓여 있었고, 곳곳에 꽃나무와 조소 작품들이 배치되어 마치 잘 정돈된 정원 같았다. 마치 프랑스의 유명 화가 미술관을 방문한 것처럼 입장료(1만원, 성인)가 전혀 아깝지 않았던 깊이 있는 시간이었다. 작품에 몰입할 수 있도록 설계된 우아하고 장엄한 미술관 실내 구조도 무척 인상적이었다. 훔치고 싶은 김환기 화백 작품과 글귀 일부를 추린다. 여담이지만 이미지를 모으는 과정에서 대표 작품들을 온라인에서 구할 ..